나는 내 삶이 돈의 가치로 환산되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걸 알아. 사람들과 괴리감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지. 길을 걷다가 아는 사람과 마주쳤어. 그녀는 내가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하여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고 단정하지. 설렁설렁 사는 걸 용납하지 않아. 어디서 어떻게 일하면 얼마를 벌 수가 있는데 왜 시간을 낭비하느냐고 묻지. 그런 삶이 행복하셨어요? 묻고 싶었지. 온갖 불법 때로는 편법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는데 정직한 길만을 찾아서 가는 걸 의아해 하지. 대다수가 너무도 당연히 여기는 걸 나는 도통 알수가 없어. 불가능에 가깝지. 난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죽을지언정. 혼자만 맑은 물에서 사는 건 삶이 아니라고 말하지. 적당히 더렵혀진 더러운 물에 살 수가 있어야 진짜 삶이라고 말하지. 신이시여, 정말 그런가요?  제가 잘못 살고 있는 건가요. 시장엘 가서 진짜로 정직하게 순박하게 사는 얼굴들을 만났어. 봄나물 한 그릇을 놓고 하염없이 앉아있는 할머니들 아주머니들. 그들 앞에 서니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어. 그리고 슬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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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연한 초록 싹을 틔우는 화초를 보는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살아보겠다고 살아있다고 살만하다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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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이별을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질 않고 언제까지 제자리에서만 징징댈래.

이별 혹은 망각, 그리고 다시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언제라도, 두드리면 열리는 문을 갖자고, 그가 설령 슬픔과 절망일지라도 두려워하지말고 열자고, 생각한다. 막아놓은 눈물도 흘러가게 둬야한다. 죽음 앞에서 이별은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상처투성이다. 미안함, 죄책감, 그리움 계속 그리움. 힐링이 아닌 시간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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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구들을 우연히 밖에서 만나면

서럽다

 

어머니를 보면, 형을 보면

밍키를 보면

서럽다.

 

밖에서 보면

버스 간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병원에서, 경찰서에서.....

연기 피어오르는

동네 쓰레기통 옆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러나 벗어날 수 없는 , 상처라고 부르는 이름은 슬프다. 아무리 사소한 상처라도 영혼을 할퀴고 간 흔적은 끝내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 그들이 내게, 혹은 내가 그들에게 주고 받은 수많은 상처에 애도를.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 받을 수 있을까. 떨며 기다리던 아이가 성인이 서 있다. 흐르지 않는 시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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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반양장)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얼굴에서 웃음을 잃은 지 오래다. 미소를 지으면 얼굴 근육에 통증이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을 자제하게 된다. 어쩌다 기자들이 와서 인터뷰를 할 때면 모두들 카메라를 보고 웃어달라고 부탁한다. 웃으려고 하면 얼굴이 찌푸려지고 화난 표정이 된다. 그러면 다시 한번 활짝 웃어보라고 주문한다. 잠깐이면 된다고, 안되는데도 자꾸만 부탁한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도 안 되는게 웃음이다. 이제는 얼굴을 꼬집어도 아프지 않다. (233페이지)

 

어쩌면 그는 천상을 엿볼 권리에 그 자신의 삶을 던져버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상상에서만 가능한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그의 사진이 과연 현실의 세계일까 의문을 품은 이가 나뿐일까. 사진 속의 세계를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나고 싶은 이가 나뿐일까. 그의 사진 속 오묘한 색채와 사랑에 빠져 기꺼이 마음을 내어 주고 몸을 던지는 것이 놀랄 일도 아니리라. 그는 성자가 된 사진가였다.

 

김영갑의 삶과 예술은 열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다 이해되진 않는다. 마치 악마와의 거래인 냥, 말로도 이해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황홀한 작품이면의 고독, 굶주림, 난치병의 끝없는 고통에 대해 도대체 무어라 할까. 그것은 예술가의 생애니 어쩌니 하면서 우리는 오로지 그의 작품, 사진만을 보고 감동하고 느끼면 된다고 한다면 그 또한 그럴 것이다. 그가 사랑한 땅, 제주와 제주 사람들이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그럴 것이다.

 

경이로움. 작가가 헐벗고 굶주린 몸을 굴려 몇 날 며칠을 기다려 찍은 한 장의 사진에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은 의미로 충분하다. 그를 알게 되어 행복했다. 슬펐지만 설렜고, 놀랐지만 많이 두근거렸다. 쉽지 않은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그의 치열한 삶과 사진을 기억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리고 언젠가 꼭 반드시 그의 갤러리를 찾아 여행하기. 기대와 희망 앞에서 머리 숙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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