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를 뽑았다. 한마디로 끔찍했다. 눈을 꼭 감고 있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잇몸에서 이빨이 뽑혀나가는 느낌은 너무나 생경해서 몸서리가 쳐졌다. 의사가 힘을 줄때마다 온몸이 딸려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는데 그 무식함과 잔인함에 기절할 것 같았다. 내가 숨죽인 신음을 터트릴 때마다 의사는 아프냐고 물었는데, 사실 전혀 아프지는 않았다. 단지 이빨을 쥐고 뒤흔드는 그 느낌에 경악했을 따름이다. 누가 나에게 너 치과에 갈래 죽을래 라고 물으면 난 주저 없이 죽을래 라고 말할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이빨이 아프다한들 결코 죽어지지는 않는다는 거다. 죽음은 두렵지 않지만 아픈 것은 괴로우니 사색이 되어서라도 치과의 문을 넘을 수밖에. 치과에 있는 간호사들이 아무리 생글생글 웃으며 친절하게 굴어도 결코 마주보며 웃을 수가 없는 곳을 다녀온 지금, 난 파김치가 됐다. 해마다 치과 문을 넘나들 때마다 몸살을 앓았는데 올 해도 어김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