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샛노랗게 익은 모과 두 알을 주웠다. 이게 어인 횡재냐면, 모과나무집 주인이 모과를 따다가 떨어뜨린 모양인데 불행히도 함몰된 갈색 상처를 입어 버려진 것. 가방에 고이 담아 와, 현관 입구의 신발장 위에 나란히 눕혀놓으니, 그 진한 향이 달디 달다. 할머니가 계실 적에는, 동네에서 적잖은 모과를 얻어다 냉장고며 방이며 가을 멋을 냈는데. 올 해는 이렇게 모과 향을 맡는다. 어지간히도 양분이 모자랐는지 크기가 내 주먹보다도 작으나, 그 향기만은 누구한테 질세라 짙고도 깊을 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