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샛노랗게 익은 모과 두 알을 주웠다. 이게 어인 횡재냐면, 모과나무집 주인이 모과를 따다가 떨어뜨린 모양인데 불행히도 함몰된 갈색 상처를 입어 버려진 것. 가방에 고이 담아 와, 현관 입구의 신발장 위에 나란히 눕혀놓으니, 그 진한 향이 달디 달다. 할머니가 계실 적에는, 동네에서 적잖은 모과를 얻어다 냉장고며 방이며 가을 멋을 냈는데. 올 해는 이렇게 모과 향을 맡는다. 어지간히도 양분이 모자랐는지 크기가 내 주먹보다도 작으나, 그 향기만은 누구한테 질세라 짙고도 깊을 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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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4-11-13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트 안 모과나무에 모과가 주렁주렁 달렸는데, 하나 따고 싶지만 차마 따지 못하고 쳐다보고만 있습니다..ㅡ.ㅜ 언젠가 경비 아저씨 안보시면 하나 슬쩍 따올까봐요.. 갑자기 모과향이 넘 그립군요..

겨울 2004-11-1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밤에 나가서 몰래 따오세요^^

잉크냄새 2004-11-1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모과향 맡은지 꽤 오래된것 같네요. 그 진한 향기가 그립습니다.

stella.K 2004-11-1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과차 먹어 본지가 언젠지 모르겠네요. 그 향기 그립네요.^^

겨울 2004-11-20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동네엔 유난히 모과나무가 많아요. 노점에서 파는 푸릇한 게 아닌 샛노란 모과가 참 탐스럽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