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함께 읽기다 - 독서공동체 숭례문학당 이야기
신기수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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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화센터 독서토론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서평독토'. 한 달에 한 권, 같은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모임이다.

어디 내어 놓기 부끄러운 '발서평'을 사람들 앞에서 낭독하고, 비평보다는 격려와 칭찬이 오가는 훈훈한 공동체.

여기서 책을 냈다. 이제는 함께 읽고 같이 토론하자며, 참여를 권한다.

 

독서토론은 몸소 체험해 봤기에 얼마나 좋은지 안다. 독서토론을 하고 서평까지 쓴 책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세상은 넓고 책도 많으니 알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 다양한 분야에 두루두루 오지랖을 펼치고 싶어하는데

기억력 만큼은 욕심을 따라가지 못하는 나는, 읽은 책도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린다.

그렇게 블로그에 발췌해둬도 소용 없다. 그런데 토론을 하고 서평을 썼던 책은

제목만 떠올려도 토론 현장이 영상처럼 스쳐지나가며 책 내용도 한 토막씩 기억의 수면 위로 떠오르니 신기한 일이다.

 

책에서는 독서토론 방법도 친절히 안내해 준다. 책으로, 독토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경험담도 소개한다.

여기 나온대로 가족, 친구, 직장 선후배와 토론할 수만 있다면.. 만남이 즐거워지고, 심지어 회식도 행복할 것 같다.

마음 맞는 사람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내가 먼저 기초체력을 길러둬야 할 것 같다. 

언젠가는 발제자로, 사회자로 나서게 될테니.

 

책에 언급된 도서리스트는 뒤쪽에 따로 정리되어 있다. 무려 10페이지에 달한다.

책읽기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 추천해준 책이니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만 다 읽어도 내 독서세계가 크게 확장될 것이라 믿는다. 벌써 몇 권은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책 자체도 알차거니와 읽으면서 체크해둔 글귀를 옮겨 적은 발췌록마저도 보석같으니,

어떻게 이 책을, 이 모임을, 책 좋아하는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에서 인용한 베이컨의 말이 머릿 속에 맴돈다.

"독서는 풍부한 사람을, 대화는 재치있는 사람을, 글은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독서가 고요한 관조의 세계라면, 다른 생각을 듣고 그 차이를 경험하는 독서토론은 실천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삶의 문맥에 놓인 타자를 체험하고, 또 경험하는 자리다. 그러므로 독서토론은 인문적 실천의 시작이다. (24쪽)



많은 직장인들이 독서 토론을 통해 한가한 사람들이나 본다고 생각한 문학, 필요 없을 것 같은 역사와 철학, 예술 분야 책에서 예기치 않은 영감과 깨달음, 즉 세렌디피티를 발견한다. 창의성은 재미있게 놀다가 불현듯 찾아온다. 나태와 여유로움은 다른 개념이다.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자세, 그걸 습관화할 수 있는 게 바로 삶이자, 공부 아닐까.  (149쪽)



 2차대전 당시 잠수함에 토끼를 태웠다고 한다. 토끼는 산소 결핍을 예민하게 느끼기 때문에 토끼가 죽으면 잠수함이 수면 위로 올라갔다. 루마니아 작가 게오르규는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시인을 '잠수함 속의 토끼'에 비유했다. 1974년 박정희 독재정권 치하의 한국을 방문한 그는 "시인이 괴로워하는 사회는 병들어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가 남긴 한마디가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46쪽)



모두가 정규직에 편입하려 하는 오늘날,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아예 '백수의 시대'를 선언했다. 취업에 목매달 게 아니라 지금이야말로 자유로운 생활을 하면서 공부하기에 좋은 기회라며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화폐경제와 시장자본에 길든 현대인들이 백수의 자유로움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삶의 관성 때문이다. 개미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베짱이로 살고 싶은 사람들은 늘 평행선처럼 마주 보고 달린다. 그렇다면 그 중간 단계인 '개짱이'로 살아가면 어떨까?

그렇다. 우리는 개짱이로 살아보려고 한다. 인문학과 자기계발의 절묘한 줄타기를 하려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해야 하는 일만 할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도 시도해보는 용기. 자신의 진짜 욕망을 발견하고 거기에 충실하는 게 후회없는 삶을 사는 길이다. 남들의 시선과 기대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 숭례문학당에 오는 사람들은 바로 그런 영혼의 안식처이자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277-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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