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 제20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79
김지완 지음, 경혜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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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공항의 안내 로봇 유니온의 이야기.
공항의 여러 유니온 중 하나인 유니온은 자신이 고유한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친한 탐지견 티미와는 다른 처지라는 걸 깨닫게 된다.




📖 나는 고유하지 않다. 나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열여섯 대의 유니온이 나를 대체할 수 있다. p17

동화를 읽으면서 왜 제목이 유니온이 아니었을까? 왜 아일랜드였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책장을 넘겼다.

유니온은 공항을 돌아다니며 공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관찰한다.
처음 만난 날, 공손하게 말을 건네는 안다오와의 대화를 기억하는 유니온.

猫の手も借りたい。(ねこ の て も かり たい 。)
- 고양이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

📖 세상의 모든 것에는 영혼이 있고, 그 영혼은 각기 다른 색깔과 모양을 가지고 있단다. 나는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p48

안다오의 말에 유니온은 객관적사실이 아니라고 치부한다. 유니온은 'T'임이 분명하다.
티미의 말도 알아듣는 안다오의 정체는 무엇일까?
안다오는 놀라는 티미에게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말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존재하지 않는 섬 '차크라마 섬'은 어디에 있는걸까? 지구본을 돌려봤다. 노안이 와서 보이지 않는 작디 작은 지구본. 😭
유니온은 차크라마 폴더에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의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았다.

유니온 같은 로봇이 내 곁에 있다면 평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가시같은 말에도 상처받지 않고 의연하게.

유니온은 소중한 친구를 잃는다. 로봇도 상실감을 느낄 수 있을까? 티미 생각을 덜하고 싶어 더 많은 승객을 안내하고 싶어하는 유니온의 모습에서 상처와 상실감을 느꼈다.

📖 애도를 잘하는 일은, 남겨진 존재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일은, 인간의 영원한 숙제일지 몰라. p98

티미가 죽은 후 유니온은 공항 철도로 이동한다. 곧 시스템초기화가 될 것이다.
그럼 유니온이 갖고 있던 모든 데이터(라고 하지만 추억, 기억들이다)가 사라지게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반응속도가 느려지듯, 로봇 또한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속도는 느려진다.

제인 리는 정말 차크라마 섬을 찾았을까?
이 내용은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포노노)
유니온은 차곡 쌓인 데이터들을 돌려보며 대기모드로 기다린다.
제인 리는 다시 찾은 공항에서 유니온을 찾지만 그 대신 '줄리'에 대한 안내만 받는다.
제인이 편지를 쓰는 장면에서 울컥했다. 유니온의 프로젝트에 담겨있던 데이터였을까?
이 동화는 기존의 SF동화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매력적인 문장과 따스함이 깃든 동화다.
좋은 작품이 선정된 것 같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동화 #장편동화 #아일랜드 #마해송문학상 #문지아이들

#초등동화추천 #알란책방
#서평도서


나는 고유하지 않다. 나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열여섯 대의 유니온이 나를 대체할 수 있다. - P17

세상의 모든 것에는 영혼이 있고, 그 영혼은 각기 다른 색깔과 모양을 가지고 있단다. 나는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 P48

애도를 잘하는 일은, 남겨진 존재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일은, 인간의 영원한 숙제일지 몰라.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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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전현서 지음 / 얘기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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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

홍련의 탱고추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결국 추지 않는 채로 소설이 끝나 여운을 남긴 표제작 <탱고>,

야구 경기 모습을 실감나게 그렸고 그 속의 선수의 모습을 잘 다룬 <스틸>, 

음식 묘사도 탁월하고 엄마의 사랑을 아련하게 그린, 그리고 대학 다닐 때의 기억이 떠오르게 했던 <춘하추동 밥집>,

치매 아버지를 둔 콜센터 직원의 삶을 먹먹하게 그린 <숨은 그림>,

나이가 많은 아빠, 캄보디아 엄마를 모두 하늘로 보낸 후 할아버지와 살아가는 아이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잘 그려낸 <보파김밥>,

엄마의 죽음 이후 아버지와 다시 화해하는 딸의 모습을 잘 그려낸 <푸른 옷소매> 등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이 아마 작가에게 모두 특별할 것이다. 




비교적 적은 시간안에 다 읽었다. 쉽게 읽혔고 먹먹했으며 다시 손에 쥐고 싶은 책이었다. 

문장 역시 수려해 필사하고픈 문구들이 꽤 있었다. 


- 손에 착 감기는 가위를 사고 날이 잘 선 면도칼을 구해 노인의 백발과 수염을 정리하는 자기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다. p38


- 마공수는 자신의 내부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모순된 감정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p57


- 주머니 속 손을 비벼 손톱이랄 것도 없는 그것을 만져보았다. 이제 살의 일부부처럼 되어 버린 짧은 손톱은 거칠고 약했다. p79


- 치매가 아니었어도 아버지는 어쩌면 지나가 버린 과거 따위에 연연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p113


- 할아버지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은 먼 은하계로 쏘아 올린 고장 난 우주선 안에서 조금씩 줄어드는 공기를 아껴 마시며 견뎌야 하는 고통 같은 것이다. p136


작가의 다른 에세이집이 궁금했다. 

검정색 바탕의 빨간색 치마를 입은 여인을 표지에 담은 <탱고>라는 책을 쓴 작가의 다른 장르의 글도 보고 싶다.



#탱고 #전현서 #오스뮴 #알란책방
#소설집 #단편소설

손에 착 감기는 가위를 사고 날이 잘 선 면도칼을 구해 노인의 백발과 수염을 정리하는 자기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다. - P38

주머니 속 손을 비벼 손톱이랄 것도 없는 그것을 만져보았다. 이제 살의 일부부처럼 되어 버린 짧은 손톱은 거칠고 약했다. - P79

할아버지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은 먼 은하계로 쏘아 올린 고장 난 우주선 안에서 조금씩 줄어드는 공기를 아껴 마시며 견뎌야 하는 고통 같은 것이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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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전현서 지음 / 얘기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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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에 실린 단편 8편 모두 재미있습니다. 특히 <스틸>은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 때문에 더 집중해서 읽었어요. 실감나는 경기장면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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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힘 - 읽지 않는 시대에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데이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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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쓰기에 대한 강연이 많아졌다. 글쓰기를 통해 힐링은 물론 자신의 상처를 보듬었다는 사람들도 꽤 있다. 나도 글쓰기의 힘은 익히 알 듯 하다.
글쓰기는 오래전부터 해 왔으나 쓴 글이 좋은 지, 남들에게 어떻게 읽히는 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쓰기 뿐 아니라 읽기의 힘까지 길러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쓰는 힘을 기르면 읽는 힘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썼을지를 상상하며 읽으면 가장 이해도가 높다. p55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글은 또 다르게 읽힌다. 좀 더 꼼꼼하게 읽게 되는 것은 물론 나라면 이 부분에서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해볼 수도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짙은 글씨로 요약을 해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저자 역시 책의 모든 내용을 읽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글쓰기를 위한 독서를 하라고 권한다.

📖 책이란, 꼭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p113

📖 그 책의 20%만 읽으면 된다. p115

위의 두 문장도 bold체로 쓰여져 있어서 다른 부분을 읽지 않고 짙은 글씨로 된 부분만 읽어도 해당 목차에 대한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다.

글을 계속해서 쓰고 있고 지금은 동화를 습작하고 있는 나로서 굉장히 재미있는 방법을 찾았다.

📖 되도록 겹치지 않는 세 개의 키 콘셉트를 골라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그 사람의 능력과 재능이 달려 있다. p162

전혀 연관되지 않은 단어를 가지고 글을 써보라는 미션이 주어진 적이 있는데 그 연습이 꽤 도움이 됐다. 이 책 역시 그런 내용이 나와서 반가웠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전해진 이후 사람들의 독서 시간이 늘었다. 책의 판매지수도 높아짐은 당연하다.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서 좀더 고급독자로서 책을 의식있게 읽기 위애 이 책을 추천한다. 쓰려면 읽을 수 밖에 없다.
글쓰기의 힘을 길러야겠다.

#글쓰기의힘 #사이토다카시 #데이원
#신간 #에세이 #글쓰기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협찬도서

쓰는 힘을 기르면 읽는 힘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썼을지를 상상하며 읽으면 가장 이해도가 높다. - P55

책이란, 꼭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 P113

되도록 겹치지 않는 세 개의 키 콘셉트를 골라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그 사람의 능력과 재능이 달려 있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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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는 문구점의 기묘한 이야기 초등 읽기대장
소향 지음, 모차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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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작가님의 새로운 도서가 나왔어요.

한솔수북 유투브에서 북토크를 보고 정말 읽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

저나 아이들 모두 문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에요.

문구점에 가면 두 손 가득 한아름 안고 나오곤 하는데요.

이 책 표지에 보이는 뽑기기계와 고양이를 본 순간부터 어떤 내용인지 너무 궁금했답니다.

5학년 연비는 간판 없는 문구점에서 할머니 대신 가게를 보고 있는 낯선 여자아이를 만납니다.

연비는 색연필을 한참 바라보는데요. 나 역시 색연필의 색상이름이 넘 예뻐서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했어요.

아직 덜 익은 사과에 남은 연두,

벚꽃이 진 뒤 나온 새잎,

오후 네 시 공원의 잔디,

햇빛에 반짝이는 미루나무잎,

봄비를 맞은 풀잎.

p14


넘 예쁘죠? 실제로 이런 이름의 색연필이 있다면 보고 싶어질 것 같아요.

사고 싶었지만 돈이 턱없이 부족한 연비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이벤트를 보게 됩니다.

여자아이가 의자를 내어주자, 연비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하늘이와 보라와 단짝사이였지만 보라가 하늘이의 비밀을 이야기한 후 사이가 나빠져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 하늘이는 그림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하늘이는 문구점에 있는 할머니를 만나러 오는데요. 하늘이는 문구점에서 신기한 크레파스를 손에 쥐게 됩니다.

꿈속에서 하늘이는 그리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글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원하는 그림을 그리죠.

다음 날 그림을 그린데로 이루어지긴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상황이 발생하고 맙니다.

어떻게 그리면 하늘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까요?

동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가 없었어요.

하늘이가 원하는 대로 아이들에게 주목을 받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로 하늘이는 생각에 잠깁니다.

이기적인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기도 하고요.

기묘한 이야기를 마친 후 어떤 이야기가 나를 맞이할까 궁금했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있습니다.

동화를 읽다가 생각지 못한 반전에 헉하고 놀랐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은 동화였습니다.

아이에게도 읽어보라고 건네주었어요.

아이의 반응이 궁금해집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인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간판없는문구점의기묘한이야기 #판타지동화 #기묘한이야기 #가족 #친구 #한솔수북


아직 덜 익은 사과에 남은 연두, 벚꽃이 진 뒤 나온 새잎, 오후 네 시 공원의 잔디, 햇빛에 반짝이는 미루나무잎, 봄비를 맞은 풀잎. - P14

진정한 친구는 그 친구의 마음을 살펴 주는 사람이야.
친구의 마음이나 그 친구와 놀고 싶은 다른 친구들의 마음도 배려해 주어야 진짜 친구라고 할 수 있지.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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