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전현서 지음 / 얘기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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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

홍련의 탱고추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결국 추지 않는 채로 소설이 끝나 여운을 남긴 표제작 <탱고>,

야구 경기 모습을 실감나게 그렸고 그 속의 선수의 모습을 잘 다룬 <스틸>, 

음식 묘사도 탁월하고 엄마의 사랑을 아련하게 그린, 그리고 대학 다닐 때의 기억이 떠오르게 했던 <춘하추동 밥집>,

치매 아버지를 둔 콜센터 직원의 삶을 먹먹하게 그린 <숨은 그림>,

나이가 많은 아빠, 캄보디아 엄마를 모두 하늘로 보낸 후 할아버지와 살아가는 아이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잘 그려낸 <보파김밥>,

엄마의 죽음 이후 아버지와 다시 화해하는 딸의 모습을 잘 그려낸 <푸른 옷소매> 등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이 아마 작가에게 모두 특별할 것이다. 




비교적 적은 시간안에 다 읽었다. 쉽게 읽혔고 먹먹했으며 다시 손에 쥐고 싶은 책이었다. 

문장 역시 수려해 필사하고픈 문구들이 꽤 있었다. 


- 손에 착 감기는 가위를 사고 날이 잘 선 면도칼을 구해 노인의 백발과 수염을 정리하는 자기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다. p38


- 마공수는 자신의 내부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모순된 감정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p57


- 주머니 속 손을 비벼 손톱이랄 것도 없는 그것을 만져보았다. 이제 살의 일부부처럼 되어 버린 짧은 손톱은 거칠고 약했다. p79


- 치매가 아니었어도 아버지는 어쩌면 지나가 버린 과거 따위에 연연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p113


- 할아버지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은 먼 은하계로 쏘아 올린 고장 난 우주선 안에서 조금씩 줄어드는 공기를 아껴 마시며 견뎌야 하는 고통 같은 것이다. p136


작가의 다른 에세이집이 궁금했다. 

검정색 바탕의 빨간색 치마를 입은 여인을 표지에 담은 <탱고>라는 책을 쓴 작가의 다른 장르의 글도 보고 싶다.



#탱고 #전현서 #오스뮴 #알란책방
#소설집 #단편소설

손에 착 감기는 가위를 사고 날이 잘 선 면도칼을 구해 노인의 백발과 수염을 정리하는 자기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다. - P38

주머니 속 손을 비벼 손톱이랄 것도 없는 그것을 만져보았다. 이제 살의 일부부처럼 되어 버린 짧은 손톱은 거칠고 약했다. - P79

할아버지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은 먼 은하계로 쏘아 올린 고장 난 우주선 안에서 조금씩 줄어드는 공기를 아껴 마시며 견뎌야 하는 고통 같은 것이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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