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 시속 370㎞ - 제9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72
이송현 지음 / 사계절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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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만난 책.
열심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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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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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 창비교육 성장소설 17
연여름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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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 #연여름 #창비교육


연여름 작가님의 작품을 읽다보면 절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나른한 오후 햇빛이 들어온 거실에 책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희뿌연 공기가 탁하지 않다. 소파에 누워있던 여자가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는데 이 인물이 최강희 배우였던 것 같다. 

아마 작가님의 예전 책 중 도서부라는 책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굉장히 몽환적이고 도서실 커튼 뒤에 숨어 몰래 책을 읽던 학생들이 떠올랐다. 

이 페퍼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영소와 은수에게서 그 아이들의 향기가 났다. 

읽는 내내 매케한 냄새가 어디선가 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재채기를 하면 그 사람을 느낄 수 있다. 


- 눈꺼풀이 자꾸만 내려오고 주변의 소음은 점차 멀어졌다. 몸이 침상으로 녹아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p125


- 안쪽 자동문 한 겹이 열린 것만으로도 공기 질의 차이가 대번에 느껴졌다 .지금 바깥은 거대한 후추통과 다름없을 것 같았다. p128




오랜 세월을 살아온 영소와 가족을 모두 잃은 은수의 만남이 서글펐던 이유가 어쩌면 배경이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미 마스크없이 살아갈 수 없는 시대를 살아봤다. 상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나를 어떤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 모른 채 2~3년을 지냈다. 소설의 배경이 낯설지 않았다. 

재난이 일어난 도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아직 갇혀 있는 사람들을 구조한다. 어쩌면 내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구조를 멈추지 않는다. 


- 노크라는 건 원래 시끄러워야 맞는 것 가다고. 내가 여기에 있다고 알려 주는 신호니까. 나를 도와달라고, 아니면 내가 도와줄 수 있다고. 어느쪽이든. 영소에게는 또렷이 들려올 심장박동 소리, 아니면 재채기 소리처럼. p159


내 손을 잡아준 사람들을 드디어 구해냈을 때 실종자 명단에 남은 사람은 없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소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 은수가 혼자 남겨졌을 때 손을 뻗은 노란머리는 죽이지 말아달라고 기도하며 책장을 넘겼다. 


이 책에는 재즈가 흘러나온다. 너무 궁금한 나머지 검색해서 들을면서 읽었다. 엘라 피츠제럴드의 재생목록을 클릭해 찾아도 your sneeze라는 곡을 찾을 수 없어서 misty를 하루종일 들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작가님 역시 재즈 음악을 듣고 난 후 이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리듬은 재즈였나보다. 


책을 모두 다 읽고 난 후 여운이 꽤 오래갔다. 

책의 뒷 날개에 성장소설 목록을 보았다. 17권의 소설리스트 중 9권을 읽었다. 엔솔로지가 있는 줄 몰랐는데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란스러운 소음이 그리워졌다. 

눈꺼풀이 자꾸만 내려오고 주변의 소음은 점차 멀어졌다. 몸이 침상으로 녹아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 P125

안쪽 자동문 한 겹이 열린 것만으로도 공기 질의 차이가 대번에 느껴졌다 .지금 바깥은 거대한 후추통과 다름없을 것 같았다. - P128

노크라는 건 원래 시끄러워야 맞는 것 가다고. 내가 여기에 있다고 알려 주는 신호니까. 나를 도와달라고, 아니면 내가 도와줄 수 있다고. 어느쪽이든. 영소에게는 또렷이 들려올 심장박동 소리, 아니면 재채기 소리처럼.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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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에서 북어를 낚다
오유미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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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에세이스트라는 문예지를 읽었다. 

그 곳에 실린 오유미 작가님의 수필을 읽고 눈시울을 붉힌 적이 있다.

올해 작가님의 단행본이 나왔다. 참으로 반가웠다. 

읽는 내내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어쩔 수 없나보다. 


결혼 후 떨어져 지낸지 이렇게 시간이 흘렀어도, 

이미 부모의 품을 떠난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아빠, 엄마의 품은 그립다. 

한번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러본 적 없는 아직 어린 딸. 

곁에 살아계심에 감사하게 된다. 


책 속에 담긴 문장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보이면 줄을 그었다. 줄을 긋고 인덱스를 붙이다보니 거의 모든 문장에 줄이 그어져 있다. 


- 생의 바다가 짙은 해무에 휩싸였을 때, 앞이 보이지 않을 때, 혹여 발을 헛디딜까 두려울 때 글을 썼다. 누구 하나 읽어주지 안는 글이라도 쓰다 보면 저 멀리 불빛 하나가 보이곤 했다. 내게 글쓰기는 숨쉬기였다. p 78


- 구름이 산을 해치지 않듯, 물도 우리에게 너그러웠으면 좋겠다 싶지만, 이것마저도 인간의 이기심이라고 자연을 말하겠지. 유독 길고 긴, 오란비다. p86


- 큰딸의 눈물에 그들의 눈물이 얹어져 큰 파도의 이랑을 넘고 나면 또 슬픔은 잔잔해지고 각자가 저장하고 있던 망자와의 기억을 풀어 놓는다. p121


가족들의 죽음,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담담히 담은 글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떠날 이들을 위해 천천히 기도해본다. 


- 시간은 다시 오지 않지만, 의미 없이 지나가지 않는다. 사소한 것이라도 흔적을 남기고 간다. p168


할머니가 떠나며 유일하게 손녀에게 물려준 지병을 앓고 있다는 저자의 농담에 난 헛헛한 웃음을 짓는다. 

이런 에세이를 참 오랜만에 읽는 것 같다. 

가볍게 다루어진 에세이를 보다 묵직한 글이 담긴 이 책을 보니 참 고맙다.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가 아픔보다는 희망이 느껴졌다. 


작가님은 필명을 짓고 싶어했는데 '무진'이라는 필명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냥. :) 

작가님의 다음 에세이도 기다려진다. 

생의 바다가 짙은 해무에 휩싸였을 때, 앞이 보이지 않을 때, 혹여 발을 헛디딜까 두려울 때 글을 썼다. 누구 하나 읽어주지 안는 글이라도 쓰다 보면 저 멀리 불빛 하나가 보이곤 했다. 내게 글쓰기는 숨쉬기였다. - P78

구름이 산을 해치지 않듯, 물도 우리에게 너그러웠으면 좋겠다 싶지만, 이것마저도 인간의 이기심이라고 자연을 말하겠지. 유독 길고 긴, 오란비다. - P86

큰딸의 눈물에 그들의 눈물이 얹어져 큰 파도의 이랑을 넘고 나면 또 슬픔은 잔잔해지고 각자가 저장하고 있던 망자와의 기억을 풀어 놓는다. - P121

시간은 다시 오지 않지만, 의미 없이 지나가지 않는다. 사소한 것이라도 흔적을 남기고 간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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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달리 멍멍타로 보름달문고 106
은소홀 지음, 김수영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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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달리멍멍타로 #은소홀 #문학동네 #서평도서 #알란서재 





여름이 되면 떠오르는 동화가 있다. 시원한 물 속에서 마음껏 유영하는 <5번레인>이 내게 그렇다. 이 동화를 쓴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 타로술사 강아지가 주인공인 저학년동화일 것이라는 내 생각을 깡그리 부순 아주 재미있는 동화였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떤 감각보다 후각을 자극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책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그런 냄새가 나는 듯하다고나 할까? 


- 냄새를 날려보내기 위해서였다. 비가 오면 빗물에 씻어 내고, 해가 쨍쨍하면 햇볕에 바짝 말렸다. 오늘처럼 적당히 바람이 부는 운 좋은 날이면 운동장을 뛰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며든 레몬 냄새가 흩어지길 바라며. p17


상큼한 레몬향기가 어떤 어린이에게서 난다면 또 나쁜 냄새가 풍기기도 한다. 강아지에게서 나는 냄새도 있지만 강아지를 데려온 아이에게서 은은한 냄새들이 풍기기도 한다. 냄새를 통해 속사정을 알게 되면 같이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 물건이든 마음이든, 뾰족하고 날카로운 것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 마련이었다. p26


- 흙탕물처럼 축축한 슬픔의 냄새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짙게 퍼져 있었다. 아이에게서 필어오르는 냄새였다. p31


달리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엄마의 에피소드가 나올 땐 귀를 자극했다. 돌고래와의 교감을 그린 장면에서 내가 그 현장에 있고 생생하게 들리는 듯 했다. 


- 삐, 삐입하는 메아리와 보글거리는 물방울 소리. 이제 메아리는 예전처럼 먼 곳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서 부딪혀 돌아왔다. p120


단순히 읽기만 하기엔 많은 것을 담은 동화였다. 이런 묘사는 이야기속으로 더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달리가 학교에 갈 때마다 엄마는 레몬즙을 뿌린다. 이유를 알게 된 후 달리는 친구에게 비밀을 털어놓을 수 없게 되고 혼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매일을 살아가고 있었다. 

강아지와 교감하는 능력을 가진 남달리는 하루 빨리 독립하기 위해 돈을 모은다. 바로 강아지 마음을 읽어주고 돈을 받는 것. 강아지와 연결되면 상황을 알 수 있는 달리는 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준다. 


제인의 원래 강아지를 찾기 시작하는 달리. 용돈을 많이 받는다는 제인의 부탁을 들어준다. 

초등학생에 돈이 왜 필요할까? 라고 묻는다면 혼날지도 모른다. 용돈이 많다는 제인의 말에 알만큼이 많다는 척도가 될까 궁금했는데 제인은 이렇게 말한다. 


- 편의점에서 고민이 필요 없을 만큼. p76


제인에게 온 강아지가 레오가 아닌 것을 알게 된 후 제인의 집 우편함에서 수상한 물건이 발견된다. 토끼인형과 목도리. 이 물건에서 나는 냄새를 맡은 새로운 친구는 흥분한다. 뭔가 있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이 물건을 넣은 사람을 찾게 되고 아이들의 추리가 시작된다. 

누굴까 범인을 찾는 것도 흥미로웠고 아이들이 티키타카하는 것을 상상하며 읽는 것도 즐거웠다. 




이야기는 범인을 찾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충격적인 내용에 ‘헉’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여기에 써도 될까? 라는 고민이 될 정도로 스포이고 내겐 충격적이었다. 지금 키우고 있는 미남이는 유기견 센터에서 입양해온 포미의 아들이다. 포미가 미남이를 낳으면서 무지개 다리를 건넜는데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미남이 때문에 포미를 잃은 것 같아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 안에 있던 미남이를 데려오지 않으려고 했다. 만약 펫어게인이라는 센터가 있었다면 포미를 의뢰했을지도 모르겠다. 포미가 떠난 후 미남이는 우리 가족의 막내가 되어 지금은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올해 8살이 된 미남이도 언젠가는 우리곁을 떠나게 될텐데 그 생각을 하면 산책 한 번 더 나가게 되고 간식 하나 더 주게 된다. 몸에 좋은 걸로. 


- 어떤 개의 삶에는 평생 단 한 마리의 나비도 없을 수 있다는 걸. 좋아한다고 꼬리를 흔들며 말해도, 어떤 사람들은 그 마음과 상관없이 쓸모만을 따질 뿐이라는 걸. 깊고 어두운 구덩이로 끝도 없이 떨어지는데, 숨이 목에서 턱 막혀 소리 한 번 내지 못했다. 달리의 꿈으로 그 외로움이 다시 찾아와 가시처럼 달리를 찔렀다. p190


달리가 해리의 마음을 읽었을 때 나는 눈물이 나왔다.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을까? 동물들의 학대 기사를 보면 항상 달리는 댓글이 있다. ‘인간이 제일 나쁘다.’해리를 깊은 늪에 둔 건 사람이었다. 해리를 그곳에서 데리고 나와서 다행이었다.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럭키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 동화는 내게 끝까지 완벽했다. 대작을 만든 작가님의 작품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해리가 달리의 품안에서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좋겠다. 


#북스타그램 #동화추천 

냄새를 날려보내기 위해서였다. 비가 오면 빗물에 씻어 내고, 해가 쨍쨍하면 햇볕에 바짝 말렸다. 오늘처럼 적당히 바람이 부는 운 좋은 날이면 운동장을 뛰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며든 레몬 냄새가 흩어지길 바라며. - P17

어떤 개의 삶에는 평생 단 한 마리의 나비도 없을 수 있다는 걸. 좋아한다고 꼬리를 흔들며 말해도, 어떤 사람들은 그 마음과 상관없이 쓸모만을 따질 뿐이라는 걸.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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