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구·여운형 - 합작과 통일, 시대와의 불화 ㅣ 창비 한국사상선 21
김구.여운형 지음, 도진순 편저 / 창비 / 2026년 2월
평점 :
#김구여운형 #한국사상선 #창비
#알란서재

대중문화 관련 밈에 항상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김구'. 소위 말하는 문화 '국뽕'이 차오를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분이시다.
그것 말고 내가 알고 있었던 게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다시 이 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 한 분.
전시관에서 이름과 행적을 발견하고 알고 싶어진 독립투사 여운형.
결코 우호적 관계가 아닌 이 두 분을 한 책에서 만났다. 어쩌면 편저자가 의도한 걸 수도 있겠다 싶었다.
본 이야기에 앞서 서문을 꼭 먼저 읽어보고 본격적으로 읽는 게 좋다.
서문이야 말로 전체적인 흐름을 잡을 수 있는 길잡이다.

김구 일행을 숨겨준 생명의 은인이 피치목사의 부인 제럴딘이라는 것도, 안중근의사 아들 안준생의 변절 등 배경지식을 이 서문을 통해 알 수 있다.
본문은 대담록이나 기념사, 연설등의 자료를 기본으로 하여 진행된다.
해방이 된 후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지 행동강령도 실려 있다.
그 시절의 급박한 상황을 잘 알 수 있는데 의외의 사실이나 전혀 몰랐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 여러분 우리는 조국 해방 후 처음 건국기념일(개천절)을 맞이하여 철저하게 회개하여야 하겠습니다. p74
- 과연 3.1정신은 천추에 빛날 것이다. 이 정신을 보위하며 이 정신을 호흡하면서 매진하는 배달 자녀의 앞길에는 극복하지 못할 정세와 곤란이 없으리니, 오직 탄탄대로일 뿐이다. p98

소원을 물어보면 '자주독립'을 외쳤던 김구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 70 평생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설움과 부끄러움과 애탐을 겪은 나에게 세상에 가장 좋은 것은 완전하게 자주 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보다 죽는 일이다. p105
- 내가 이번 북조선행을 결연히 결정하게 된 이유는, 이렇게 어려운 형편에 우리가 외국 사람들에게만 의뢰하는 것보다 비록 주의가 다를지라도 내 동포가 낫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p153
오랜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어떻게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일성을 만난 것도 난 충격이었다.
뒤에 여운형 역시 김일성을 만났다는 기록이 있다. 내가 미처 한 나라였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
다음으로 여운형에 대한 기록은 전시관에서 이름을 발견해서 참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김구 편 보다 조금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왜 일까?
조선인민공화국의 의장으로 선출되어 사회주의자로 길을 걸어서였을까?

본문을 보면 꽤 강력한 워딩을 한 것으로 보인다.
- 남조선의 일부 사람들은 아무런 원칙도 없이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까지 통일전선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는데 이것은 본질에 있어서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의 기반을 닦아주는 이적행위라고 생각합니다. p250
- 친일파 정치장사꾼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모리배들, 테러단들도 조선인들입니다. 새국가 건설을 그들에게 맡겨도 좋다는 조선인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물러서는 자에게는 양심이 있고 동포의 관대한 처분이 있을 것이며, 가장하고 기만하려는 자에게는 죄악이 자라고 냉혹한 인민의 처단이 있을 것입니다. p260
아마 어렵게 생각한 이유가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해서였을 것 같다.
김구와 다른 점은 미군정 아래 합의를 모색했고 김구는 남북협상에 직접 참석해 단독정부를 반대했다.
박헌영이 잠깐 나오는데 최근 들었던 강연에서 현앨리스의 애인이라 불려 들었던 인물이었다. 여운형은 박헌영이 자신을 불신했다며 심한 모욕을 느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온 두 분.
한 평생 쫓기며 산 것 같다.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어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현대를 살아가는 나는 그 분들에게 빚을 졌다.
창비 한국사상선 시리즈는 널리 알려져야 할 책 같다.
다른 인물을 읽어봐야겠다.
물러서는 자에게는 양심이 있고 동포의 관대한 처분이 있을 것이며, 가장하고 기만하려는 자에게는 죄악이 자라고 냉혹한 인민의 처단이 있을 것입니다. - P2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