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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니 50번 연습곡
세광음악출판사 편집부 엮음 / 세광음악출판사 / 1991년 10월
평점 :
나는 체르니 50번을 앞두고 피아노를 그만두었다.
그래서 이 책을 아이에게 사줄 때, 정말 심각하게,
나만 혼자 의미심장했다.
이제 얘는 내 피아노 수준을 넘는구나, 라는 생각이
괜스레 사람을 울컥, 하게 했다.
피아노가 사람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도 몰라주는 피아노라도 내게 피아노가 있다는 건
행복할 수 있는 작은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피아노를 몰라야 더 행복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고.
뭐가 옳은지는 모르나, 내게는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시간이
언제든 열려 있다는 게 좋다.
아이도 요즘은 내 생각에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동감을 하는 모양이다.
요즘 조금 어려운 곡에 도전하고 있는 중인데
그래도 원하는 곡을 연습할 수 있어서 좋은지
땀을 뻘뻘 흘리며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
내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
네가 힘들 때 두들겨 팰 수 있는 것으로, 피아노를 생각한대도 좋겠다.
피아노를 네 삶을 위해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
지금은 조금 어려울지 몰라도 마음에 통로가 없다고 느낄 때
피아노를 패주다 보면 조금 통로가 만들어질지도 모르지.
어쨌거나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