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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에세이 - 개정4판 ㅣ 동녘선서 1
조성오 지음, 이우일 그림 / 동녘 / 2005년 6월
평점 :
대학 동아리(?)같은 곳에서 철학세미나를 할 경우 흔히들 택하는 교재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나는 이진경씨의 '철학과 굴뚝청소부'(흔히들 줄여서 '철굴'이라고 부르던)이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이 책, '철학에세이'이다.(요즘도 그런지는 확언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학회 학술국을 잠깐 맡았던 동안, 순전히 철굴에 비하자면 '쉽고, 양이 적어서'라는 이유로 이 책을 커리로 골랐다가 몇가지 이유로 후배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감내해야했던 아픈기억(?)이 있는 책인데,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그 제목처럼 그야말로 저자의 주관이 상당히 들어간 '에세이'라는 부분에 있었다.
저자가 본 책에서 변증법적 유물론을 굉장히 쉽게 에세이처럼 서술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이 책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사조에 대한 진지한 설명은 없이 저자가 '하고싶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 물론 그래서 제목이 철학'에세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의 각 단위들이 과거처럼 '학습'이 아닌 '토론'식 세미나를 하고 있는 와중에 이 책이 철학 세미나 교재로써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꽤나 의문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여러번 개정판도 나오고 내용도 많이 바뀌었겠지만, 혹여 누군가 철학 개론서를 보고싶다고 한다면 다른 책을 추천하지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뭐 아픈기억(?)때문만은 아니다. 그 때 후배들이 해줬던 지적은, 실은 나도 하고싶었던 지적이었으니깐. 어쨌건 확실히 일종의 '입문서'로는 다소 갸우뚱, 허나 그러한 점을 감안하고 한번쯤 읽어보기에는 나쁘지 않을 듯 싶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