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유주의의 기원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53
이나미 지음 / 책세상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던 리영희 선생의 말씀이 진정 옳은 말씀인가에 관해 고민(?)해보던 때가 있었다. 아니, 양쪽 날개가 있어야 새가 날 수 있는 것은 맞겠지만, 오른편 날개를 '보수'로 개념정의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관한 의문을 품었다라고 하는 것이 좀더 정확하겠다.

한창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만났던 책이 바로 이책이다. 책은 너무도 날카롭고 자신있게 일갈한다. 보수는 날고싶지 않은 새의 마음이라고, 때문에 보수는 '극복해야 할 대상'인 것이라고. 차라리,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난다면 그것은 진보와 보수가 아닌 진보와 성찰이라는 날개로 난다고 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그리고 책은 자유주의가 주류적 담론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학문적인 '나누기'를 잘한 것이 무엇보다 큰 요인이었다는 것(예를들어 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사회주의에 친화적이지만, '자유민주주의'라는 언술은 민주주의를 자유주의의 구획속으로 포함시켰다), 언론자유를 외치며 세무조사에 반대하는 보수언론이 자신과 관계없는 사람들의 자유가 억압당할 때에는 침묵했다는 사실을 강하게 지적하면서 보수주의자가 외치는 자유주의의 원류라 할 수 있는 독립신문을 중심으로 한국의 자유주의(정확하게는 '보수주의자가 외치는' 자유주의)를 비판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정말 힘있는 문체로 힘있게 전개된 서론에 비해, 독립신문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지루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루함은 사실, 저자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독자인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는 박노자 씨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대강 읽었던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적확한 문제의식과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 드러난 서론부분 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책세상문고-우리시대 시리즈 중 내가 처음으로 구입했던 책이라는 점에서 묘한 애착이 가는 책이기도 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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