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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만에 배우는 경제학 200년
김경훈 지음 / 새로운사람들 / 1995년 10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는 처음 읽었던 경제학설사 책이자, 처음으로 읽었던 경제학 서적이다. 부크홀츠의 '죽은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이하 '아이디어')에 비하자면, 통화주의자인 밀턴 프리드먼에 대한 설명은 빠져있는 대신, 케인스의 제자인 새뮤얼슨에 대한 설명이 있고, 자연스럽게 '아이디어'에는 누락되어 있는 통화주의자에 대한 케인스주의자의 반론에 그 무게중심이 쏠려있다. 아울러 '아이디어'가 순전히 영미의 경제학자 위주로 서술된데 반해, 본서에는 그 외 여러 경제학자들-왈라스, 피구, 파레토, 슘페터 등등-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에서는 주류경제학의 틀 내에서의 논쟁, 즉 리카도와 맬서스간의 논쟁이나 통화주의자와 케인스주의자간의 논쟁에 설명을 주력하는데, 본서에선 그보다는 좀더 근본적인 '노동가치론과 한계효용론'간의 논쟁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덕분에 '아이디어'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스라파나 홉슨 심지어 레닌의 제국주의론이나 종속이론에 대한 간략한(정말이지 너무 간략한)소개까지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이디어'가 은근 심각한 편견 속에 서술되었다면('아이디어'의 저자 부크홀츠는 맑스를 비판하기 위해 '노동가치론'을 오로지 맑스의 학설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노동가치론은 맑스 이전에 그가 그렇게 찬양해 마지않던 스미스와 리카도의 이론이란걸 그는 정말 몰랐을까), 이 책은-공저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그런 편견에서는 다소 자유로워보인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저자들의 과욕 때문에(참고로 본서에서 처음 소개된 '경제학자'는 아담 스미스가 아닌 토마스 모어!!이며, 푸리에를 소개하며 우리나라 노조의 역사까지 서술하기까지한다.)다소 '허덕였으며' 덕분에 독자로 하여금 부분부분 '이거 너무 깊이가 없는건 아닌가'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
하여간, 의욕적인 기획에 비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라고 평할 수 밖에. 차라리 분량을 한참 늘리더라도, 깊이 측면에서의 고려가 조금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짙게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