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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영구 옮김 / 푸른숲 / 1998년 4월
평점 :
품절
한창 일에 쫓기던 '젊은 관료'괴테가 생일을 맞아 지인들의 눈을 피해 칼스바트를 떠나는, 흥미진진한 도입부를 지나, 마지막까지 읽고 난 후의 감상 : '내가 컴퓨터 및 TV와 필연적으로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과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을까'
이 책이 오늘날까지 읽혀지는 이유는 아마도 괴테가 살던 시대의 독일 교양시민계층의 정서를 잘 대변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문제는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그 시절의 교양시민계층은 너무도 다방면에-대부분은 내가 관심없는 분야에까지-관심이 많았다는 것. 후반부에는 어찌나 지루해지던지 원. 더군다나 이 책은 괴테가 짧은 여행을 통해 쓴 책이 아닌 자그마치 2년 조금 안되는 기나긴 시간동안의 여행을 통해 써낸 책이라,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기는 현대인에겐 참으로 격세지감(?)처럼 느껴지는 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변혁의 시기, 새로운 것들에 대한 괴테의 정열적인 호기심과, 여행도중의 일화들을 통해 가끔씩 보여지는 괴테의 인간과 역사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들은 그나마 이 책을 본전생각까지는 안나게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많은 분량에 너무 지루한 내용이 많았다는. 그럼에도 2개월 동안 9쇄씩이나 찍어내다니, 우리나라 독자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구나라는 생각을 할수밖에. '나만 빼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