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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경제학 비판
크리스 하먼 지음, 심인숙 옮김 / 책갈피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저자인 크리스 하먼은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의 중앙위원이다. 이 사회주의 노동자 당에는 이젠 우리에게도 어느정도 잘 알려져있는(?)알렉스 캘리니코스나, 존 몰리뉴도 가입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처럼 우리에게 알려진 몇몇 유명당원(?)의 면모를 볼 때 이 정당이 트로츠키주의적 색체를 띠고 있음을 어렵잖게 알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신자유주의나 개량주의의 약점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 것 만큼이나, 맑스주의, 그 중에서도 특히 트로츠키주의의 강점과 약점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단순히 신자유주의만을 비판하고 있지 않다. 케인스주의 및 다양한 수정주의경향, 뿐만 아니라 스탈린주의마저도 비판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비판에 역사적 실례와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수치를 하나하나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개인적으로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기아문제가 현재에도 이렇게 심각한지는 정말 몰랐다)
난점은 그 이후이다. 과연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의 답변은 '민주적으로 생산수단을 통제하는 것' 바로 그것이랜다. 이런 교과서적인 해결책에는 너무도 당연하게도 그것의 실현가능성, 그리고 실현이후의 성공가능성도 문제가 된다. 이러한 '대안' 부분에 있어서는, 이전까지는 굉장히 의욕적인 문체로, 가차없이 수정주의와 주류적 경제학인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던 저자마저도 굉장히 조심스러워 보인다. 그저 암울할 따름. 과연 우리의 대안은 이것 밖에 없는 것인가.
비판은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다. 현실적으로 벗어나기 어려워보이는 어떠한 야만과 폭력, 그리고 모순을 알고 행하는 것과 모르고 행하는 것, 동의하며 행하는 것과 비판하면서 행하는 것은 그 태도에서부터 차이가 있기에 이러한 비판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 대안만 생각하면 굉장히 암울하고 안타깝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오래 전 '사회주의냐 야만이냐'고 말했다. 우리는 언제쯤 이 야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야만에 대한 거부, 언제까지 우리는 그 출발점에서 헤매고만 있어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