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가 확 보인다
이미숙.김원호 지음 / 학민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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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남미야말로 완전히 동네북 신세다. 보수언론 뿐만 아닌,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뭐 걸핏하면 지껄여대는게 '이러다 남미된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들에게 '브라질의 수도가 어디죠?'라고 물으면 대다수는 상파울로, 혹은 리우데자네이로를 꼽는 정도다.-_-;;; 남미에 대한 이러한 태도에 있어 나 또한 그간 예외는 아니었으나, 이러한 행태가 남미 민중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아 얄팍한 상식이나마 쌓아보려고, 그들의 역사와 현실은 어땠는지, 위기와 극복(?)은 어땠는지를 알기위해 가격으로보나, 양으로보나, 내용으로보나, 비교적 부담이 적어보였던 이 책을 구입했었다.

'그나마'우리나라에선 남미 전문기자로 보여지는(?^^)문화일보 이미숙 기자와 대외경제연구원의 중남미 전문가인 김원호 위원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저자들의 분석뿐 아닌,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중간중간 겹쳐놔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으며, 남미의 현실이 비교적 생생한 것처럼(?진짜 생생한건지 아닌지는 남미사람들이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달려있을테니 패스)서술되어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남미이야기'가 당사국 입장에선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인지 반성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다.

미국에 대한 종속심화, 좌파쿠데타 혹은 우파쿠데타, 신자유주의의 실패와 좌파적 포퓰리즘의 실패 등등등, 우리가 단지 우리의 정치적 이유로 인해 함부로 재단한 '남미'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그러한 태도가 얼마나 남미 민중들을 무시하는 처사인 것인지, 우리가 얼마나 무식한것인지, 그 무식한 것조차도 몰랐던 행태에 너무도 부끄러웠고 이러한 상식조차 가지지 않고 마음대로 타 정파를 공격하기 위해 남미를 인용하는 정치인들에 분노가 느껴졌다.

사실, 이 책 한권을 읽고 남미가 어떻다. 정말 '확 보였다'를 논하는건 남미 민중을 무시하는 처사일 것이다. 하지만, 남미의 문제가 우리가 알듯 단순히 몇가지 요인으로 무 자르듯 정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아울러 우리와는 너무도 멀리 떨어져 사는 그들이지만, 다양한 사회문제와 그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우리보다 '오랜 근대'속에서 이어온 그들에게 배울 것이 참 많겠다는 것. 때문에 앞으로 조금 더 깊이 있는 책을 읽고 생각해 봐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는 점 등을 건졌기에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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