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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교본 - 사진도 거짓말을 할 수 있다 ㅣ 브레히트 선집 7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 한마당 / 199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브레히트 사진 시집'이라고 소개된 본서는 독특한 구성을 띠고 있다. 왼쪽에는 오른쪽 사진에 대한 기사체(실제 신문에 실려있는 사진 소개를 번역한 경우도 있다)의 설명이, 오른쪽 상단에는 사진이, 오른쪽 하단에는 4행시가 있는 형식으로 총 69편의 사진과 시가 실려있는데 브레히트는 이러한 형식을 통해 진정 전쟁이란 무엇인지, 전쟁 속에서 가해하는 자는 누구이고 당하는 자는 누구인지, 누가 누구의 편인지를 그 어떤 소설이나 사회과학 서적보다 뼈저리게 고발하고 있다.
사실, 두께도 얇고 띄엄띄엄 적혀져 있는 시집인지라 단순히 한번 읽는다고 생각한다면 그리 긴 시간이 걸리는 시집은 아니지만, 사진과 4행시를 조금 긴 시간을 잡고 여유있게 읽다보면 그 어떤 전쟁영화나 소설보다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보장한다.
참고로 그는 이 '전쟁교본'에 이어, '평화교본'이라는 사진 시집도 내려고 했단다. 하지만, 단 한편의 4행시와 사진만을 남기고 사망한 터라, 그 평화교본의 제작은 우리에게 '행동으로'맡겨지게 되었다. 참고로 그가 평화교본의 초입으로 쓰고자 했던 유일한 한장의 사진과4행시는 본 책의 뒷표지에 수록되어 있는데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있는 학생들의 사진 아래 다음과 같은 4행시가 적혀있다.
잊지 말아라, 너희보다 못할 것 없는 많은 사람들이 다퉜다는 걸,
왜 자신들이 아니라 너희가 이곳에 앉을 수 있느냐고.
책 속에만 파묻히지 말고 함께 투쟁하여라.
배움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워라, 그리고 그걸 결코 잊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