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 지음, 이승환 옮김 / 김영사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유시민씨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과 함께 가장 '잘팔리는'경제학설사 책이라고 하면 될라나? 그래서인지 두 책 모두 차례로 양장본으로 재출간되면서 가격이 비싸졌다.-_-;;;;

부크홀츠는 개인적으로 이전에 읽어본 바 있는 그의 또 다른 저서인 '유쾌한 경제학'에서 이미 본 바대로 정말 재미있고 알기쉽게 경제학자들의 '아이디어'를 서술하고 있다. 혹여 수박 겉핥기 정도로 넘어가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독자로 하여금 그러한 우려가 기우였다는 생각을 들지 않을 수 없게끔 서술하고자 한 것 만큼은 책임지고 확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유달리 맑스에 대해서만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비난'하고(사실 이런 행태는 학자로써 굉장히 비겁한 '짓'이다) 심지어 인신공격까지 하는 것은 보기 썩 좋지만은 않았지만, 이 책이 쓰여지던 당시가 냉전시대가 끝나지 않은 때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아울러 전반부는 멜서스와 리카도의 논쟁 중심으로, 후반부는 통화주의자와 케인스학파의 논쟁 중심으로 서술한 체계는, 자칫 산만해질법한,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쉽게 책을 내려놓게 만들법한 함정을 쉽게 극복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탁월한 서술체계와 깔끔한 설명에 비해 그 이면의 문제점 또한 만만치 않게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자유시장 지상주의와 통화주의에 대한 맹신은 독자로 하여금 너무 많은 것을 놓지게 하고 있으며, 우리가 지금 아는 것이 전부라는 암묵적인 전제하에, 여러 경제학자들로부터 '필요한'아이디어만 발췌해 알아본다는 발상은 독자들의 가능한 수많은 상상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하랴. 책은 충분히 재미있고, 알기 쉬운 것을. 책을 통해 얻고자 원하는 것이 그저 '아이디어'인 독자이라면, 즉 경제학의 단편적이고 기초적인 '지식'만을 원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임을 보장한다. 역자의 충실한 역주 또한 이 책의 빼 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때문에 본서가 갖는 그 철학적, 방향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주저하지 않고 별 넷 정도는, 가볍게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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