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도입과 전개과정
김수행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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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으로 인해 남한에서의 좌파는 완전히 말살될 수밖에 없었고, 때문에 맑스 또한 학계에서 금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애초 '자본주의'라는 특수한 체제를 보편화시키려는 자의적이고 몰역사적인 가정하에 서 있다는 난점이 있었던 주류경제학은 경제사와 농업경제학 분야를 커버할 수 없었기에 그러한 경제학의 '일부'분야에서 맑스주의는 1950년대에도 이어지지 않을 수 없었고, 이러한 흐름이 7,80년대 변혁의 흐름속에 다른 경제학 분야로 전이되어 하나의 '맑스주의 경제학'이라는 흐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상아탑 뿐만 아닌, 현실정치에서도 빛을 보게 되어 지난 2004 대선에는 '좌파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이 10석의 의석을 차지하게 된다.

책은 이러한 한국에서의 맑스주의 경제학의 역사를 짧지만 압축적으로 잘 서술해내고 있다. 학문적 토론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가 거의 허용되지 않다보니 현장과 학계가 연계하여 토론하고 학습하기가 거의 불가능 했다는 점, 맑스의 원전 및 관련서적 입수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다분히 교조적인 북한 혹은 소련의 교과서로 학습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7~80년대 맑스주의 경제학의 한계였다는 것, 사회구성체논쟁에 있어서 주요 학설들에 대한 비판들 등등이 볼만 했고, 무엇보다 특히 요즘 '뉴라이트'와 연계로 뜬금없이 '뜨고있는'(?) 안병직교수(아울러 그의 제자인 이영훈교수)의 경제사 연구가 애초부터 맑스주의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는 지적에 관심도 갔고, 공감도 했다.

물론 분량이 너무 적다는 것,(총 110페이지지만, 영문 요약, 각주등등 빼면 70페이지가 약간 넘는다) 서울대의 맑스주의 경제학 연구 위주로 서술되었다는 것,('서울대 출판부에서 나온거니깐'이라고 말한다면 할말은 없다만-_-;;;)그리고 '경제학'의 범주에 한정지어 맑스주의의 도입과 전개를 서술했다는 점은 크게 아쉬운 점으로 남지만, 그래도 이러한 연구의 '시작'이었고, 책으로 출판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겠다라는 생각은 든다.

ps.이 책의 후편격(?)으로 '한국의 좌파경제학자들'이라는 책도 출간되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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