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인간 - 전2권 세트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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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에 이럴수가. 어느 날 달이 없어졌다. 달이 없어지자 월식은 물론이거니와 추석도, 월요일도, 정월대보름도 없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달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이미 충분할 따름인 물질적 풍요로움에 만족하지 못하고 순전한 개인적인 욕심때문에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고 속고 속이느라 풍류와 낭만, 혹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잃어버린지는 이미 오래인 현대인들은 바로 그 달을 아무도 기억해내지 못한다. 달을 기억하는 것은 오로지 쓰여지지 않는 시를 쓰고 살아가는 주인공 뿐.

일전에 한 친구가 지적한대로 이외수씨의 소설은 발단-전개-절정-결말이라는 순서를 따르지 않는 듯 싶다. 그보다는 절정-절정-절정-절정 그리고 급격한 결말 뿐^^ 그럼에도 우리가 별 불만없이 이외수씨의 소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 외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달이 없어졌다는 소재 하나를 이용해서 오늘, 우리들의 수많은 화두들을 위트와 재치가 넘치게 표현해 낸 저자의 능력덕분이리라.

달이 사라져서 사람들이 미쳐버린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미쳐돌아가서 달을 잊어버린 것이 정확한 이야기 아닐까? 소설과 달리 현실에선 저 위에 별일없이 떠있는 달이지만, 이미 달은 우리 마음속에서 진작에 사라져버린 것은 아닐까? 마음속에 달이 사라져버린 것도, 서로서로 미쳐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망각해버린 살아있으면서도 죽어버린 우리들, 바로 그것이 오늘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주인공은 결국 현실도피를 통해 달을 되찾지만, 오늘, 지금 여기에서 달을 되찾을 방법은 정말이지 없는걸까? 새삼스레 달을보며 잃어버린,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소중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근데 달이 보름달이 아니다. 감이 안산다(?!)-_-;;;)

ps.소설에서, 혹은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외수씨의 현대적 감각(?)때문에 그가 빨라야 90년대 쯤에 데뷔하지 않았을까 라고 추측했었는데, 알고보니 72년 데뷔이시더군.(이 무식한ㅠㅠ)그저 놀라울 따름. 노력하는 기인(?) 이외수 아저씨의 건승을 비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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