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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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고등학교 때 이미 다 읽어본다는 책을 난 왜 이제서야 읽은 것일까에 대한 자조적인 질문에 대해-남녀간의 연애이야기나, 그들의 해피엔딩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 것은 영화로 족하다는. 이런거 보면서 괜히 열내고 부러워하는 것은 내 전공이 아니더라는 것으로 답변에 갈음하기로 해놓고.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오래 전에 구입했던 책이지만, 수없이 읽다 말다를 반복하다가 지금에야 다 읽은 이유를 대라 한다면, 솔직하게 '양이 많아서'라고 대답해야 할 것같다. 이 책이 재미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문제이긴 하겠다만 책 분량에 있어서의 많다-적다에 관한 개인적인 기준선인 300페이지를 이 책은 후울쩍 뛰어넘고 있다.(내가 읽은 민음사 번역본은 자그마치 560!!!페이지다 -_-;;;)

고전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눈쌀찌푸리게 되는 서술들이 가끔씩 나오게 되는데(이를테면 지나치게 인종차별적이라던가, 혹은 마초적인 서술이 나온다던가 하는 것)가히 빤짝빤짝 빛날지경인 이 책의 그 '밝음'과(저자도 후에 이 책이 너무도 밝다라고 평한 바 있댄다) 등장인물간의 재치있는 대화, 뿐만아니라 시대의 균열(과 함께 따라오는 상대적 진보성)마저 엿보여져서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여담이지만, 이 책을 읽은 한 친구는 서양애들은 18세기에 이미 신분보다는 돈!!!에 우선가치를 두고 있는 듯 보여져 충격적이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 부분 나 또한 심히 동감하는 바였다는.-_-;;;

책을 토대로 최근 개봉한 영화의 카피에서는 '남자의 오만과 여자의 편견'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사실 책 속의 주인공들인 리지와 다아시, 아니 그들 뿐 아닌 충돌하는 여러 인물들은 오만과 편견 모두에 동시에 사로잡혀 있다. 남녀관계 뿐만 아니라 사람끼리 맞부딪치며 생기는 필연적인, 하지만 그만큼 해악이 가득한 악덕이 바로 오만과 편견 아닐런지.

ps1.위의 둘-제인과 리지-와 막내는 그렇다치고, 메리와 캐더린은 왜이리 불쌍한건지. 남의 일 같지 않아서 그런건가?ㅠㅠ

ps2.마지막으로 민음사판 오만과 편견의 번역 이야기를 한다면 '괜찮다.' 역자들이 후기에서 이 책에 대해 상당히 애착이 있어왔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러한 애착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번역이라고 말해도 될 듯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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