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우리시대의 논리 2
하종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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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의 '우리시대의 논리'시리즈 중 두번째 책이다. 저자인 하종강씨는 한울노동문제 연구소 소장으로 계시면서 한해에 300회 이상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노동교육'을 하고 계신 분이며, 그처럼 바쁘시기에 사실 책을 낸다는게 불가능해 보였으나 후마니타스 출판사 측에서 하종강씨가 이런저런 매체에 지금까지 기고해 온 글들을 모아 편집해 책으로 낸 것이다. 보통 이런식의 글모음이 두서없고 나온 이야기가 또 나오곤 해서 쉽게 지루해지고는 하는데 이 책은 이상하리만치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읽을 수 있다. 이 부분은 하종강씨의 공도 있겠지만 출판사측에 대해서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책은 정말이지 '우리시대의 논리'라는 시리즈 제목에 걸맞게 우리 사회가 흔히들 범하고 있는 노동문제의 '오류'에 대해 적절하고도 정확한 지적을 해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이라면 버젓이 들어와 있는 노동3권을 마치 국익에 해가 되는 양, 국가를 전복시키기라도 하는 양 병적으로 오바를 떠는 언론과 권력, 그리고 자본에게 일침을 놓는 하종강씨의 '논리'들은 그 어이없는 자본 나름의 '논리적'공세를 쉽고 간단하게 일축해낸다. 정말이지 개인적으로도 불가사의했던 현상-하향평준화 운운하는 기업들이 정작 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를 통해 실질적인 '대량'의 하향평준화를 도모한다는 것, 기업은 이윤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노조와 노동자는 무슨 자선사업가라도 되야 하는 양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 쟁의에 대한 책임을 경영 제대로 못한 경영자에게서는 전혀 찾을 생각을 안한다는 것 등등등-과 그 현상에 일조하는 사람들의 어이없는 주장들을 지적해내는 하종강씨의 글을 보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고, 뿐만아니라 거대 노조의 이런저런 비리나 이기주의로 인해 정말이지 '노동계급에 안녕을 고해야할'듯 해 보이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직도 남아있는 다수의 헌신적이고 모범적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며 진정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책에 나오는 논리가 다소 치우친듯 해보이는 논리일지도 모르겠고, 실제 가끔씩 그런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파업 얘기만 나오면 금전적인 문제로 자살하는 사람까지 귀족으로 모는 사회, 노조를 무슨 자선사업 단체로 아는지 노조의 자기 권리 주장 얘기만 나오면 국가에 반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회, 오랜기간 중요하고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오로지 '노동자'란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에게 주어지는 저임금이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사회, 집값 올려보겠다고 부녀회만들어 담합하는 사람들이 노동자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성토하는 사회에서 어떤것이 진정 '균형잡힌'의견일까? 때문에 하종강씨의 논리야말로 진정 우리시대의 논리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며, 그런의미에서 책의 출간이 늦었다는 감마저 들었다. 노동문제에 관심이 있는분께도 그렇지만, 관심없는 분에게는 더더욱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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