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사의 라이벌 - 역비의 책
역사문제연구소 / 역사비평사 / 1991년 1월
평점 :
절판


본서는 역사문제연구소 주최로 자그마치 14년 전(!) 열렸던 '한국사 교실'의 17기 강좌 내용을 기반으로 하여 출간된 책이다. 소재가 소재였던지라 다른 강좌에 비하여 일반인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하며, 그러한 호응은 책의 출판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언급된 인물들은 12명으로, 1.김구-김원봉 2.안재홍-송진우 3.여운형-이승만 4.정인보-백남운 5.박헌영-김일성 6.장준하-박정희의 6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인물들을 보면 알겠지만, 실제 이념적인 면과 정서적인 면 모두에서 당대 라이벌로 칭해지던 인물들 뿐만 아닌, 이념적으로 같은 편이었지만, 정서적으로 라이벌이었던 이들, 정서적으로 친했지만 이념적으로 라이벌이었던 이들의 쌍 등 다양한 유형의 '라이벌'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게 특기할만한 측면이다.

이 책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화자에 따라 스타일이 너무도 다르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여운형-이승만이나 장준하-박정희의 경우 각각 이기형씨와 백기완씨가 강의를 해주셨는데, 두 분 모두 위 인물들 중 한분(이기형씨는 여운형선생, 백기완씨는 장준하 선생)과 친분이 있으셨던 터라 깊이있는 강의보단 인물과 화자간에 있었던 에피소드-그것도 두명중 한쪽으로만 편중된-에 지면이 할애되고 있으며, 반면 김구-김원봉, 박헌영-김일성 같은 경우 다소 아카데믹한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차이'들은 경우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단점이 다소 두드러져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안재홍-송진우와 정인보-백남운, 박헌영-김일성 관련 강의가 마음에 들었었고, 장준하-박정희 및 여운형-이승만의 경우는 다소 불만족스러웠다. 천편일률적인 역사서에 다소 지루해진 분들의 경우 머리 식힐 겸사겸사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듯 싶다.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여서 그런지 매우 쉬우며, 강의 뒷부분마다 수록된 질문과 답변은 강의의 내용을 조금 더 구체화하는데 충분히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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