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 - 모든 순간 소중한 나에게 건네는 헤세의 위로
송정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평점 :

왠지 모르게 제목부터 끌렸다.
지금 내게 필요하고 말하고 싶었던 중얼거림과 같이 느껴졌달까...
한동안 장르 소설과 어린이 문학을 읽어오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에세이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장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는 것조차 아까울만큼. 개인적으로 송정림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 힘들었던 시기에 접했던 헤르만 헤세의 글 들에서 받은 위로와 감동을 담아놓은 이 책이 내게도 어마어마한 울림을 주었다.
나의 중고등학생 시절에 만났던 헤르만 헤세의 글은 꽤 난해함을 안겨주었던 것 같은데, 오래만에 송정림 작가를 통해 읽은 글귀들은 심금을 울리게 했다. 헤세의 글만 놓고 읽었다는 받지 못했던 감동을 송정림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함께 하니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우리는, 일을 할 때마다 늘 걱정한다.
난 왜 운이 없을까,
난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
...
그렇게 불운의 방향 쪽으로
생각의 나침반을 고정시켜 놓았기 때문에
그동안 내게 왔던 수많은 행운을 기억하지 못하고
앞으로 내게 올 행운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P.43)
분명 이성으로는 알고 있었을 내용이지만 문장으로 읽었을때 마음 한편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순간적인 깨달음과 함께 안도감 마저 느껴졌다.
특히나 2장은 몇번이고 되돌려 읽을만큼 내게 다가왔다. 작가의 부모님과의 추억을 담은 글들이었는데, 평생 모진 말이나 회초리 한 번 들지 않으셨다는 어머니의 인품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진정한 강함은
총과 칼처럼 물리적인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부터 배어 나온다.
P.107
충분히 공감이 되면서도 어려운 부분인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인내심을 바닥을 본 경험이 많아서인지 '부드러운 사랑'으로 변화시키기에는 인격수양이 덜 된 모양이다.
사이사이 소개된 헤르만 헤세의 글들도 예쁘게 편집된 게 보기 좋았는데 사용된 일러스트들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어울리는 그림들이 많아 읽는 재미도 훨씬 컸다. 며칠 전, 회사일로 힘들어하는 남편에게도 이 부분을 슬쩍 보여주었다.
헤르만 헤세의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욕구가 뿜뿜 솟으며, 필사하기 좋은 부분들이 너무 많아 두고 두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말보다 글로 이렇게 위안과 위로를 받게 되다니 글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 본 서평은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이벤트 도서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