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표지를 보고 미소가 지어졌다. 책상에 앉은 치킨 마스크의 모습과 바닥에 떨어진 시험지들의 모습이 귀여워보여서....... 그런데 첫장을 넘겨보면서부터는 조금 우울했다. 치킨 마스크의 모습은 예전의, 아니 지금도 가끔씩 나타나는 나의 마음속 소리와 같아서 말이다. 계산을 잘하는 올빼미 마스크를 보면서, 만들기를 잘하는 햄스터 마스크를 보면서, 노래를 잘하는 개구리 마스크 등 다른 마스크 친구들과 비교하며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는 치킨마스크의 모습에서 바로 내가 가진 컴플렉스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누구처럼 키가 컸으면, 얼굴이 더 예뻤으면, 운동을 더 잘했으면, 외국어도 잘했으면 등등등...... 내 주위에는 늘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처럼 보였다. 누구나 내가 갖지 못하는 것이 더 커보이는 걸까? 교실의 아이들도 특출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많지만,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닌것 같다. 머리가 좋고 돈이 많은 사람보다 주위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작은 일도 친구를 챙겨주는 친구들이 훨씬 더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지니 말이다. 꽃들에게 물을 주는 치킨 마스크의 모습처럼. 치킨 마스크도 그걸 알겠지? 나는 그냥 지금 이모습을 가지고 살아가는 치킨 마스크. 나도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소중한 존재.. 교실속의, 아닌 세상의 모든 치킨 마스크들아~ 나를 사랑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