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재미있는 우리 옛이야기들을 새로 엮어 나오는 책들이 많이 있다. 좋은 외국 동화들도 많지만, 우리 아이에게 우리의 이야기들을 먼저 들려주는게 더 좋을 것 같아 그림책을 조금씩 모으고 있다. 그 중 우리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엮는 서정오 선생님이 워낙 훌륭하신 분이라 당장 이 책을 골랐다. '저승에 있는 곳간'은 6학년 읽기책에 조금 다른 내용으로 실려있는데, 그림책으로 읽는 '저승에 있는 곳간'은 훨씬 재미있게 읽히는 것 같다. 따뜻하고 편안함을 주는 그림과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것 같은 말로 씌여진 글이 술술 읽혀지는 느낌이다. 옛날 한 마을에 박서방과 이서방이 사는데 인색한 박서방은 인정많은 이서방과 비교가 된다. 어느날 문득 저승사자에게 착오로 인해 저승으로 끌려 간 박서방은 되돌아오는데 쓸 노자가 없어 돌아오지 못하게 되면서 자기의 곳간이 비어있는것에 후회를 하게 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흔히 다루는 권선징악에서 조금 벗어나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박서방의 인간적인 모습이 오히려 더 가깝게 다가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