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먼 이름에게 ㅣ 소설의 첫 만남 36
길상효 지음, 신은정 그림 / 창비 / 2025년 5월
평점 :
중학생들을 위한 소설 읽기 책으로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를 처음으로 접했다.
짧은 분량, 유명 소설가들이 재미있는 소재로 부담 없이 소설과 만날 수 있게 펴낸 책들이라고 생각했다.
핸드폰과 패드를 항상 가지고 있는 아이에게 책을 안겨주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빠져드는 매력을 가진 게 소설의 힘!
이번에 '나의 먼 이름에게'라는 길상효 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다.
길상효 작가님은 초등3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깊은 밤 필통 안에서'를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던 터라 반가웠다.
작은 필통 안에 있는 문구들의 각기 가진 개성과 성격을 잘 살려 어찌 그리 다채롭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그 상상력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전혀 다르게 진지하고 심오하게 다가와서 놀랍다.
번식장에서 다행히 구조되어 반려견으로서의 일상을 살던 나에게 다가온 동족과의 특별한 만남.
그 만남을 통해 빛구덩이로 들어가 접한 새로운 세상은 태초의 내가 살았던 곳.
아버지의 가르침과 자매와의 경쟁 속에서 늘 한편에 자리했던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끌림 등.
개와 인간이 함께 하게 될 운명을 자연스레 안내해주는 듯한 서사가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