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민트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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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원'에 이어 두번째로 읽게 된 백온유 작가의 신작 '페퍼민트'.

최근 몇년간 창비청소년문학 소설을 접할 기회가 생겨 조금씩 읽게 되었는데 이제는 읽기 전에 마음의 각오를 하고 읽기 시작하게 된다. 

사춘기의 섬세한 감정을 파고드는데다 다루고 있는 소재가 제법 무겁기도 해서 인것 같다. 

#두려움에게인사하는법 #내게는홍시뿐이야 #유원 #다이브 까지...

무난하게 청소년 시기를 보냈던 내가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성인이 되지 못한 시기에 겪은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한번 더 사춘기로 돌아가는 느낌에 가슴이 답답한 채로 읽게 되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사실 싱그러운 제목과 아름다운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어서였다.

왠지 페퍼민트라고 하면 상쾌한 허브향이 떠오르며 여름에 가볍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3인 시안이에게 페퍼민트는 엄마가 가장 좋아하던, 엄마를 우ㅣ해 항상 우려내는 차의 향...

식물인간으로 6년째 병실에 누워 있는 엄마를 돌보는 시안이의 끝을 알 수 없는 간병 생활에 탄식이 나왔다.

시안이는 우연히 과거의 단짝이었던 해원이의 소식을 듣게 되고 무작정 찾아가 만나는데 왠지 처음부터 아리송한 분위기의 둘 사이가 의아했다.

먼저 찾아갔지만 해원이를 대하는 자신의 이중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듯 알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시안이도, 시안이에게 휘둘리는 듯 하면서도 멀리하지 못하는 해원이의 모습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감염병 슈퍼 전파자였던 해원의 가족으로 인해 전염된 시안의 엄마는 안타깝게 상태가 악화된것...

해원의 가족이 처했던 상황이나 시안이의 가족의 결과적으로 얻게 된 상황 모두 마냥 탓할 수 없어보였다. 

시안의 아버지나 해원이 엄마, 최선희 선생님과 같은 어른들의 모습은 시안이나 해원이에게 나약하게, 혹시 비겁하게, 또는 덜 인간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짧은 분량속에서도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차마 보이지 못했던 고됨과 책임감이 있음을 시안이와 해원이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이해가 되겠지...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하루 하루를 보내는 시안이가 여느 고등학생과 같은 생활을 하는 해원이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갖게 되는 마음이 이해되기도 섬뜩하기도 혼란스럽기도 했다. 아마 해원이도 충분히 느꼈을텐데 해원이는 피하지 않고 나름의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용서해 줄게. 그러니까 너도 나 용서해 줘.

P.260

눈물이 났다. 시안가 너무 불쌍해서...


하지만, 시안이가 조금씩 미뤄두었던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딛길 응원했다.

청소년문학을 읽으며 청소년들이 겪게 되는 상황들이 이렇게 다양하게 있을 수 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부끄럽게도...

내가 생각한 청소년들은 각자의 고민들은 있을지몰라도 학교에서 진학을 위해,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친구들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은연중에 했었나보다. 오히려 청소년문학을 읽으며 어렵고 불편해서 피하고 싶었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작가님이 시안이와 해원이의 이야기를 쓰며 쉽지 않았을 것 같은 고민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았다. 내가 알지 못하지만 있을지도 모를 시안이와 해원이들 모두 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페퍼민트 처럼 싱그러운 청춘을 보낼 수 있길...


※ 본 서평은 '창비출판사'에서 이벤트 도서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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