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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탐험대 -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3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평점 :

평소에 딸과 박현숙 작가님의 '수상한' 시리즈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에 청소년 소설이 새롭게 나온다는 소식에 고민없이 읽기 시작했다. 왠지 심상치않은 제목에다가 뭔가 숨겨져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의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이라는 부제는 제목과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럼에도 읽는 내내 '양심'이라는 단어가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중2병을 앓고 있는 듯 어른에게는 조금 한심하게 보일 것 같은 '도수'가 우연히 참가하게 된 캠프에서 맞닥뜨리게 된 같은 반 친구 '해초'의 죽음. 그리고, 캠프에 함께 했던 '수민', '서린'이 역시 '해초'의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해초'의 영혼을 보았다는 유튜버 닥터쌩과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고학년 초등학생의 이야기를 많이 다룬 박현숙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늘 초등학생들의 관심사를 꿰뚫어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 작품에서도 요즘 청소년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유튜브'라는 소재와 연결지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역시 박현숙 작가님의 내공이 느껴지는 듯했다.
캠프에서 충격적인 일을 겪고 후에 죽음을 맞이한 '해초',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을 목격했지만 차마 그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계속 힘들어하는 '도수'의 모습이 때로는 비겁해 보이기도하고, 어린 나이에 버거운 현실을 두려워하는 모습은 어린 나이에 겪기 쉽지 않은 일이기에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했다. 정의로움을 외치기에 나 역시 부모로서 '도수'의 부모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안타깝지만 그저 묻힐법한 이야기가 아이들의 '용기'와 '양심'의 힘으로 조금씩 범인의 모습에 다가간다. 속도는 더디지만 '도수', '서린', '수민'이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해초'에 대한 진실의 소리를 내는 모습이 기특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누군가에게도 한번쯤은 일상을 송두리채 흔들법한 일들이 예상치도 못하게 다가오는 일이 생긴다. 누군가는 '해초'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도수'가 될 수도 있다. 뒤 표지의 글을 읽을때마다 왠지 모르게 뜨끔했다. 나도 어떤 사건에서는 그런 어른 중 한명이었을 것이다.
서린이의 말처럼 '처음에는 파도가 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물결조차 될 수 없을 일'. 작가님이 속상하고 슬퍼했던 '사건'도 왠지 모르게 공감이 되었다. 책을 읽고 나니 아마도 작가님은 아이들과 닥터쌩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을 보여주신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