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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과학 먹기 - 비전공자도 아는 척할 수 있는 과학 상식
신지은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학 상식책 <누워서 과학 먹기>
제목 만큼이나 표지의 가장 상단에 적힌 '비전공자도 아는 척할 수 있는 과학 상식'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든다. '과학을 사랑하는 문과 아나운서'라고 소개한 신지은 작가님이 쓰신 책이다. 총 4장으로 이루어지는데 나는 그 중에서 궁금한게 많았던 분야인 우주와 미래 과학을 다룬 3, 4장은 더 집중해서 읽었다. 이 밖에도 생명, 물리, 우주, 미래 과학이라는 네가지의 파트로 쓰여진 책은 꽤 깊은 내용까지 다루고 있지만 예상처럼 어렵지 않게, 과학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나같은 이들도 적절한 예시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잘 쓰여져있어서 흥미롭게 큰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세포 속 염색체 끝에는 '텔로미어'라는 게 붙어 있다. 이건 염색체에게는 마치 구두굽 같은 존재다. 염색체 끝에 붙어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략) 사랑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텔로미어 이야기를 하는 건 '사랑'과 같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감정들이 텔로미어를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번은 건강심리학자 엘리사 에펠과 공동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의 텔로미어가 더 빨리 짧아진다는 것도 밝혀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매 순간 사랑하고, 행복해야하는 이유다. 억지로라도 말이다. - 42p
-> 나의 텔로미어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어쩌면 가장 예쁘고 쉬운 방법. '매 순간 사랑하기'
● 유전자 가위 기술은 우리 몸속에서 문제가 되는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하도록 유전자를 편집, 혹은 삽입하는 기술이다. (중략) 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이 바로 이 3세대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중략) 유전자 가위를 통해 인간은 코로나19같은 전염병을 없애거나 불치병 치료, 심지어 병에 걸리지 않는 닭, 조류, 소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미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로는 병충해에 시달리지 않는 상추 같은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 -50p
● 신이 있다면 유전자를 자르고 이어 붙일 수 있는 유전자 가위는 '신'에 도전하는 기술일까?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류는 과연 행복할까? 이집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아름다운 것은 절대 완벽하지 않다." 인간은,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다고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다. 나답게 사는 게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손에 쥔 인간이 그 평범한 행복을 언제까지나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52p
-> 노벨 생리의학상 소식을 듣고 '유전자 가위'에 대해 검색했던 날이 생각났다. 유전가 가위가 뭘까? 하고 검색해본 후 이런게 정말 가능해진다면 살아가다 문제가 되는 유전자를 제거, 편집, 삽입 등의 기술을 통해 치료가 어려워 포기해야만 했던 분야에서도 치료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건데 이건 인류의 생명 연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 싶었다.
노벨 위원회 수상을 결정하면서 유전자 가위에 대해 '인생을 다시 쓰는 도구'라 지칭한 바 있다고 하는데, 인생을 다시 쓸 수 있는 도구를 통한 엄청난 이점 이면에 생각해야할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선 모두가 다시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