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테이프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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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테이프를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말을 남겼다.

"수치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 p.62

단순한 저주가 아닌 걸까.

왜 하필 '수치심'이었을까.


읽는 내내 궁금했던 건 검은 테이프의 정체였다.

과연 누가, 무엇을 위해 남겼을까

그리고 그 테이프는 어떻게 생겨난 걸까.


천부국 회장이 거액을 들여 그 테이프를 찾는 이유,

그저 오컬트적인 호기심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걸까.


초반의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까지 더해지면서 빨리 다음 이야기가 읽고 싶어졌다.


샘플북이라 그 무엇도 밝혀지지 않았다. 

모든 것이 의문으로 남아 머리 속을 맴돈다.

이 의문들이 본편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된다.


과연 당신이라면, 이 검은 테이프를 들을 것인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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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식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33
조혜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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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함께하는 한 끼에서 느껴지는 온기.

같은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

그 한 끼가 한 사람의 하루를 그리고 삶을 바꾸기도 한다는 걸 [남다른 식구]는 따뜻하게 그려준다.


"세상이 저를 신경 써 줄 거란 기대요. 전 그딴 게 없거든요. 그래서 이젠 웬만한 불운이 와도 놀랍지도 않아요."

p.56


이 문장을 통해 채윤에게서 느낀 시니컬함을 이해하게 됐다.

채윤은 어려서부터 많은 일들을 겪었다. 아니, 겪었다는 표현보다는 '당해왔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본인이 원하지도 않았고, 스스로 만든 적도 없는 일들이 갑자기 삶을 덮쳐 왔으니까.


그래서일까.

채윤은 세상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벽을 세우고, 그 벽 밖으로도 쉽게 나가지 않으려 했다.

겉으론 쿨하고 시니컬해 보이지만,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누구보다 따뜻한 아이였다는 것 을 알게 된다.


소개 글의 최경식 할아버지는 괴팍한 꼰대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할아버지에게 호감이 갔다.


"어디서 왔지?"

"배달 왔는데요."

"그러니까 어디서 왔는지 정확한 상호를 대라고."

p.19

첩보영화를 보는듯한 배달원과 주문자의 대치하는 듯한 대화 속에 ' 이 할아버지 평범하진 않겠는걸?!' 하는 두근거림이 있었다.

패션 감각도 멋지고, 둘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혼자 먹는 저녁 보다 누군가와 함께 먹는 한 끼가 더 필요한 사람인 것을 느꼈다.

하지만 채윤에게 밥만 사준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알려준 또 다른 어른이지 않을까.


"모르겠으면 찾아야지. 잘 찾아봐라. 네가 뭘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뭘 잘하는지, 못하는지."

p.171


정답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따뜻한 조언을 하는 어른이었다.


"대단히 어려운 꿈을 꾸는구나. 난 이 나이 먹고도 내일이 오는 게 두려운데."

p.155


채윤의 꿈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그저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 소박한 꿈이 채윤에게는 가장 어려운 꿈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먹먹했다.


거창한 위로나 특별한 사건으로 감동을 주는 소설은 아니다.

대신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얼마나 큰 온기가 될 수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작가의 말 중

우리 모두 채윤이처럼,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사려 깊은 사람이 되어 또 만나요!

그때까지 먹고 싶은 것 잔뜩 드시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나는 누구와 한 끼의 온기를 나누고 싶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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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
호리 모토코 지음, 이은혜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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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한 번쯤은 누군가를 정말 싫어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직장 동료, 친구, 가족. 어쩌면 잠깐 스쳐 지나간 사람일 수도 있다.
'하... 내 앞에 더 이상 안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상대를 미워한다고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습니다.
이 문장을 읽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그 사람을 미워한다고 그 사람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 때문에 하루 종일 나만 우울하다.

처음에는 제목처럼 정말 '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고 보니 아니었다. 치-.

사람을 사라지게 하진 않지만, 왜 미움이라는 감정이 생기는지, 왜 그 감정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기억에 남은 건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쉽지않다. 이미 감정에 사로잡힌 상태이니까.

그래서 감정이 느껴지면 애써 잊으려고 하고, '괜찮아.' '시간 지나면 잊히겠지.'그렇게 넘겨버리는 일이 더 많았다.
생각해 보니 나도 그랬다.
눌러둔 감정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마음 한쪽에 계속 쌓이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한꺼번에 터져버렸다.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하나였다.
'나는 왜 쌓아두기만 했을까.'

필요한 건 미움을 억지로 없애는 게 아니라, 내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인정하는 일이 먼저였다.

책은 대단한 방법을 알려주진 않는다.
하지만 심호흡, 수면, 감사일기 같은 아주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 보라고 이야기한다.

사라져야 했던 건 미웠던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때문에 휘둘리고 쌓아두있던 내 마음과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 마음속에는 어떤 감정이 쌓여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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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
이희영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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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_이희영


처음에는 표지를 보며 제목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낙하'가 아니라 '낙화'라고.


사랑이야기에, 표지도 꽃처럼 보여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떨어지는 꽃으로 표현하는 소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뒤 다시 표지를 바라보니, 꽃이 아니었다.

그리고 제목도 더 이상 낙화가 아니었다.


이 작품은 정말 '낙하'였다.


읽는 내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설마?" "진짜?" "아니 왜?"였다.

의심하고, 혼자 추측하고, 부정했다 다시 의심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왜 저렇게 행동해? 왜 말은 안 하는데? 도대체 뭘 숨기는건데?

소설은 쉽게 답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 그렇구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결말을 읽자마자, 나는 다시 첫장을 읽었다.


처음 읽을 때는 아무 의미 없이 지나쳤던 문장들이 결말을 알고 나니 전혀 다르게 읽혔다.


비가역적인 인식.

"이거 알게 된 사람은 두 번 다시 넥타이로 안 보여. 처음으로 못 돌아간다는 거지." P.91

한 번 진실을 알고 나면 처음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작품 속 말처럼, 독자인 나 역시 처음의 시선으로는 이 소설을 다시 읽을 수 없었다.


'망한 사랑'

분명 맞는 말이다. 진짜 망한 사랑이다. 

하지만 나는 망한 사랑 속에서 보이는 비겁함이 머리 속에 남았다.


진은 진실에 묻기보다 모른 척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평화를 지키고 싶었을 수도 있고, 너무 두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 또한 하나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진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결국 이해하지 못했다.


나에게 주인공은 현이다.

현은 자신의 감정을 거의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현이 궁금하다.

책을 읽는 독자는 결국 진이 바라본 현만 알 뿐이니까. 결국 현의 진짜 마음과 생각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더욱 현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현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지, 

정에게 품은 마음은 정말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끼지만, 정확하게 현의 언어로 알고 싶다.

현이 얼마나 혼자 견디고 살아갔는지도.


현이 웃는 장면은 아주 귀했다. 

독자인 나에게도  아주 귀한 현의 미소, 

그리고 그 미소가 너무 가슴이 아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역할을 바라고 있을까? 

나는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나갈 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 속에 우리는 쉽게 역할을 받아들인다.

착한 딸.

든든한 아들.

좋은 누나.

좋은 형.


하지만 그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는 참고, 누군가는 희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잊어버린다.

"인간은 가장 가까운 존재의 희생을 가장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든." P.307

읽는 순간 떠오르는 건 가족이었다. 

그래 나 역시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배려와 희생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온 건 아닐까.


나는 아직도 '낙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단순한 추락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후회 속으로 떨어지는 마음, 

사랑, 가족, 현실 사이에 무너진 사람들을 의미하는 건지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처음에는 꽃처럼 보였던 표지가, 마지막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는 것.

그리고 한 번 그렇게 보이기 시작한 이상, 다시는 처음처럼 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이 소설은 결말에서 끝나는 소설이 아니라 다시 첫 장을 펼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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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다면
고사카 루카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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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면, 사랑도 시작할 수 있다. 

살아 있다면,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여행을 계속 할 수 있다." P.349

처음엔 작가의 유작이라는 점과 로맨스 소설이라 생각해서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사랑보단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고 가족보단 사람과 사람이 이어진다는 연결이 눈에 들어온다.

편지.

육각볼트.

봉화연기.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읽으면서도 무엇을 상징하는 건지 계속 궁금했다.

 다 읽고 나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이름.

하루카는 봄꽃.

아키하는 가을 잎.

나쓰메는 여름 새싹.

후유쓰키는 겨울 달.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이름을 강조할까.

처음에는 하루카가 이름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아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심지어 조금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

"봄과 겨울을 잇는 건 여름과 가을." P.80

이 말도 읽는 동안에는 계속 물음표였다.

계절이 이어지는 건 너무 당연한 사실이니까.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고 다시 생각해 보면

봄은 겨울을 사랑했지만, 겨울은 봄을 외면했다.

여름은 가을을 놓지 못하지만, 가을은 여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봄과 겨울을 이어주기 위해 여름과 가을이 필요한 것처럼,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기 위해 봄과 겨울이 필요하다.

사계절을 완성하기 위해 하나만 있어선 안 되니까.

결국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하나의 사계절이 되었다.

나는 이 부분이 이 소설이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가님은 이름에 굳이 계절을 담았던 게 아닐까.

하루카를 통해 끊임없이 계절을 이야기했던 것이 아닐까.

-

아키하를 보면서는 답답한 순간들이 있었다.

무엇 때문에 어린 시절과 아버지에게 묶여 있을까.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걸까

그런데 친아버지와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조금 이해가 됐다.

육각볼트를 버리지 못한 것도,

우주를 좋아하게 된 것도,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그래서 이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아버지의 볼트가 우주와 너를 이어줬구나." P.212

단순히 아버지의 유품이라고 생각했던 육각볼트.

볼트는 과거를 붙잡는 물건에서 아키하를 앞으로 나아가게 힘을 주는 물건이었다.

"하루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은하수가 흐르는 포스터였다. 어둠보다 빛이 더 많은 그 집합체는 별이라기보다 봉화 연기처럼 보였다." P.13

작가님의 문장은 묘사도 표현도 참 예쁘게 하는구나 하면서 읽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봉화연기라는 단어가 다르게 보였다.

봉화연기는 위급 상황을 멀리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신호다.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며 올리는 신호.

생각해 보니 지카게가 봉화연기였다.

편지를 들고 아키하를 찾아가고,

하루카가 전달하지 못한 마음을 대신 전해 준 것도.

봉화연기처럼 지카게가 하루카와 아키하를 이어주는 존재였다.

읽으면서 계속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는 '결핍'.

아키하는 아버지를 잃었고,

후유쓰키는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했고,

하루카는 사랑받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본 적은 없었던 사람처럼 보였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보다,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 조금씩 변해 가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

"살아 있다면, 사랑도 시작할 수 있다. 

 살아 있다면,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여행을 계속 할 수 있다." P.349

"변함없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끝없이 순환하는 풍경 속에서." P.350

나는 이 이야기가 결핍을 이겨내는 희망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다.

살아 있다는 건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한 여행을 계속하는 것.

나는 지금, 어떤 여행을 하고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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