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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 - 일본 메이지시대 말기 도쿄의 대학생을 그린 청춘 교양소설 ㅣ 문학사상 세계문학
나쓰메 소세키 지음, 허호 옮김 / 문학사상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규슈 규마모토 출신의 오가와 산시로는 도쿄제국대학생이 되어 도쿄로 상경한다. 도쿄제대생이라고 해서 대단할 것도 없고 친구인 사사키 요지로에게 촌뜨기 취급이나 당하고 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얼굴도 시커멓고 애교도 없는데 그런대로 우직하고 순진한 매력이 있는 청년이다. 쌍커풀진 눈과 가지런한 치열의 매력적인 신여성 사토미 미네코와 노노미야를 끼고 반발짝 모자란 로멘스를 나눈다. 옆에서 보면 다 보이는데 두 사람은 보란 듯이 살짝살짝 엇나가는 양상이 일품이다. 소세키는 삼각관계의 대가다.
기분 좋은 소설이다. 두 남녀의 사랑이 엇갈려도 어둡지 않다. 청춘이기 때문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사랑스럽다. 경거망동하는 사사키 요지로도, 세상 무심한 학자 노노미야도, 소세키의 페르소나인 위대한 어둠 히로타 선생도 청춘의 자장 안에서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소세키 소설이 이후부터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산시로까지가 좋은 시절이다. 방황도 빛나는 시절이 짧으나마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