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정교과서를 두고 불거진 근래의 역사 교과서 논쟁을 지켜보며 시간을 거꾸로 돌리려는 자들의 주장에 귀기울이려 나름 애를 썼다. 지피라야 지기이고, 나와 다른 견해에도 이해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이 성숙한 자세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의견과 주장과 논리에 귀기울이면 일수록 내 가슴 속에 슬픈 짐승이 자라난다. 집필의 일원화가 마치 내용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식의 궤변과 빈대를 잡겠다는데 집이야 태워먹으면 어떠냐는 식의 주장을 듣노라면 화가 난다기보다 슬프다.

거의 2년 전쯤에 읽었던 한홍구 선생의 책을 다시 꺼내 읽게 된 계기다. 책은 1972년 10월 17일 선포된 유신시대의 그림자를,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 이면의 역사를, 공포와 죽음과 그 복판에서도 존재했던 저항의 나날들을 되살려낸다. 저자의 말을 빌자면 ˝지금의 20~30대에게 유신시대란 그 시절에 청년기를 보낸 긴급조치 세대에게 `개 타고 말 장사하던 북만주 벌판의 독립군` 얘기만큼 머나먼 시절 이야기˝이기 때문에 지금 나는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쿤데라가 쓴 대로 권력과의 투쟁은 망각에 대한 기억의 투쟁일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