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로캉탱이 있다. 이 남자는 고등 교육을 받고 연금으로 생활하며 부빌이라는 지방의 항구 도시에서 드 로르봉이라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글을 집필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로캉탱은 무엇보다 외롭고 고독한 남자이다. 귀족적 사색가이며 삶의 우연성과 무상성 앞에서 구토하는 남자이다. 우리는 그의 지루하고 명석하지만 기교를 주체하지 못하는 긴 넋두리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는 마로니에 나무 뿌리 앞에서 구토하는 로캉탱의 이유를 알 것도 같지만 실제로 나는 구토하지 않으므로 그를 잘해봐야 (반의 반의)반만 안다 하겠다. 그러나 외롭고 고독한 한 남자로서의 로캉탱이 거기에 있다. 필연적이고 확고한 의미의 세계에서 살다가 추락하는 남자가 거기에 있다. 누가 뭐래도 이 책은 그에 관한 소설로 읽어도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