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 촘스키의 신자유주의 비판
노암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모색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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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우의 진실이란 받아들인다는 것이 매우 버겁다. 그것은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해 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경우의 진실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물론 우리는 진실이라는 말에 담겨 있는 이중적이고 가변적인 진실의 진실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것은 누구나 갖추기에는 너무도 버거운 엄격한 잣대이기도 하면서 때로는 눈앞의 진실을 회피할 수 있는 가장 그럴싸한 핑계거리로 전락해 버리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15년 전에 발표된 촘스키의 미국식 자본주의 신화에 대한 입체적인 비판은 받아들이기 버거운 진실의 경우에 속하는 것처럼 들린다.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을 앞세워 이룩한 결과들은 놀라울 정도로 위력적이다. 브라질, 멕시코, 니카라과, 아이티 등에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자본의 침략은 현재 해당 국가 국민들의 생활상을 생각할 때, 알고서도 못 막는 어느 미친 스트라이커의 활약만큼이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든다. 물론 대개의 사람들은 후자의 경우엔 자발적인 찬탄을 보내지만 전자의 경우엔 강요된 경탄이나 시체의 유언 같은 비난을 보낸다.

 

 

15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이 거짓말 같이 느껴질 정도로 촘스키가 비판한 세계적 부의 불평등과 거대 기업의 횡포, 언론을 통한 여론 조작 등은 여전히 지속되거나 더 심화되고 있다. 모든 문제 해결의 유일한 열쇠를 쥐고 있는 세계의 파수꾼이자 최후의 무기인 민중들은 사실 얼얼하기만 할 것이다. 정녕 우리가 아무 것도 한 게 없단 말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보다 상대가 강하고 교활한 것이고, 사실 어쩌면 도대체 상대가 누구인지 아직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여전히 열쇠는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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