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이리 을유세계문학전집 104
헤르만 헤세 지음, 권혁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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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이 소설은 어지럽고 격정적인 다성부의 음악 같다. 이해하기보다 음미해야 한다. 흠뻑 빠지고 느껴야 한다.

고상한 주인공인 하리 할러는 시민사회적 교양, 문화, 규범을 역겨워한다. 그가 오늘날의 sns 문화를 보면 지을 표정을 예상할 수 있다. 하리는 불멸을 원한다. 신성을 쫓는다. 괴테, 모짜르트, 베토벤... 이 고상한 인간은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고, 동료라고 할만 한 남자를 만나 일종의 정신 교정을 받는다. 그러나 소설의 문장이 끝나는 곳에 이르러서도 독자는 아무 위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1급의 소설은 위안을 주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판단이다.

이 소설은 음미할 가치가 있는 음악이고, 여전히 날카롭고 둔중한 도끼이며, 어쩌면 불멸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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