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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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잔뜩 긴장한 채 싸웠던 실체는 일 자체가 아니라 '남'이었다. 남보다 늦었다는 생각,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그러나 기초 공사가 잘 되지 않았다는 불안감. 긴장된 표정과 태도는 다름 아닌 부실한 자신을 감추기 위한 갑옷이었다.
이제는 알겠다. 왜 세상에는 이를 악물고 사는 사람보다 느굿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이루고 누리면서 사는지를. 이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과 무작정 싸우는 대신, 잘 사귀면서 재미있게 놀 줄 알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아니 이제부터 그렇게 살아야겠다. -46쪽

하지만 어떤 경우든 '완벽한 지도를 가져야 길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위대한 성인이나 비범한 사람들이야 가야 할 길이 시작부터 끝까지 뚜렷이 보이겠지만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하나의 길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 길이 보이는거니까. 하찮은 일이라도 좋다. 원래 하려고 했던 일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여도 좋다.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일을 시작하는 거다. 그러면 그 길이 다른 길로, 그 다른 길이 다음길로 이어져 마침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굴뚝같이 믿는다.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면 말이다. -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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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8 0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5-03-08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이 책 음청 좋아해요. 이 책 읽고 업되서 알라딘에 첫 리뷰를 썼어요.
완벽한 지도는 발견도 못했으니 저는 언제나 덜 그려진 지도로만 살아요...어흑...
한비야씨, 닮고 싶은 여자에요.

hanicare 2005-04-0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니 시클라멘보니까 반갑네요. 우리 집에 있는 녀석들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예전에 두 판을 사서 몇개를 나눠주기도 했답니다.오랫만에 인사드려요. 별 일 없으시지요?(뚱뚱해요~라는 글에 다신 코멘트보고 이리 달려왔답니다.)

Laika 2005-04-09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한비야씨, 하루 아침에 뭔가를 이룬 사람인줄 알았는데, 끊임없이 노력하고, 열린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게 너무 맘에 들더군요...
hanicare님, 오랫만이예요..저 녀석들이 미니 시클라멘 이군요...
아인트호벤의 시장에서 보고 그냥 찍어대서 이름은 몰랐었답니다. ^^

DJ뽀스 2005-12-0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읽고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열정으로 넘치는 사람이구나..감탄했었어요.

Laika 2005-12-0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중국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 열정이 삶의 자세가 참 좋았는데, 막상 전 그런 열정으로 살아가지 못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