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 세상을 읽는 기술
에드워드 R. 듀이.오그 만디노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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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시장의 리듬을 읽는 법 — 『사이클』 에드워드 R. 듀이, 오그 만디노

인생도, 주식도, 마음도 ‘리듬’으로 움직인다

이 책은 “세상은 리듬으로 움직인다”는 하나의 위대한 통찰을 과학과 통계로 증명해낸 책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경기순환이나 경제적 파동을 다루는 책일 거라 생각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은 “삶의 근본적인 진실”에 다가간다.

사람의 감정, 전쟁, 예술, 금융시장까지 — 모든 것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오르내린다는 것이다.

읽는 내내 마치 거대한 시계 속에서 내가 아주 작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는 기분이었다.

‘나는 왜 이 시기에 유난히 불안했을까?’

‘왜 어떤 때는 창의력이 넘치고, 또 어떤 때는 무기력할까?’

『사이클』은 그 모든 ‘이유 없는 변화들’을 설명해준다.


“세상에는 이유 없는 반복이 없다” — 사이클의 법칙

저자는 24시간의 낮과 밤, 28일의 월경주기, 8년 단위의 경기 순환, 11년의 태양 흑점 주기 등

자연과 인간의 모든 현상이 규칙적 리듬을 가진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리듬이 단지 자연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가, 예술가의 창의성, 전쟁의 발생 시점까지 —

모두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집단적 감정’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책에 인용된 한 구절이 특히 강렬했다.

“날씨, 지진, 태양흑점 폭발, 주가가 같은 8년 주기를 가진다면,

이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적 리듬이 존재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문장을 읽고 나는 깊은 전율을 느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우연이 아니라 ‘패턴 속의 혼돈’ 위에 서 있는 것이다.


나에게 『사이클』은 ‘예측’이 아닌 ‘통찰’의 책이었다

나는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하며 매일 그래프와 수치를 본다.

그러나 『사이클』을 읽으며 깨달은 것은,

예측은 리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불안정해지는 이유는 ‘사이클을 잊기 때문’이다.

나쁜 시기엔 모든 걸 버리고 싶지만 사실 그건 ‘파도의 저점’일 뿐이다.

반대로 모든 것이 잘될 때 우리는 그 파도의 꼭대기에 서 있다.

파도는 언제나 내려온다.

그래서 『사이클』은 나에게 투자서이자 심리학 책이며 동시에 철학서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시장의 하락이 두렵지 않다.

그건 단지 “리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경제도 감정도 결국 파동이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장은 6장 〈군중이 만드는 사이클〉이다.

3년 단위로 사회의 격변기가 찾아오고 혁명과 전쟁이 꼬리를 문다는 분석은

인간사의 ‘심리적 리듬’을 보여준다.

이 리듬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AI 열풍, 주식시장의 폭등과 폭락, SNS의 집단적 분노까지 —

모두 ‘집단의 에너지 진폭’이 극대화되는 시점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사이클』은 단지 경제를 읽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 사회를 예측하는 사고의 틀을 제시한다.


내가 얻은 가장 큰 배움

이 책을 덮고 난 뒤, 나는 내 삶을 돌아봤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도 ‘사이클’이었다.

열정과 번아웃, 몰입과 방황, 성취와 공허가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이제는 알겠다.

내 안의 ‘리듬’을 무시할 때 삶은 어긋난다.

그 리듬을 받아들이면 세상과 내가 같은 파동 위에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사이클』은

삶의 리듬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제 나는 나의 불안조차 ‘주기의 일부’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모든 것은 리듬 속에서 반복된다.

그것을 이해한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

마지막으로 남는 한 문장

“현명한 사람은 폭풍을 피하지 않는다.

다만, 파도의 리듬에 몸을 맡길 뿐이다.”

#사이클 #에드워드듀이 #오그만디노 #청림출판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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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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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의 근원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해답 — ‘그것은 그대다’

“스트레스는 내 탓이 아니었다. 다만 내가 ‘자연’을 잊었을 뿐이다.”

요즘처럼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공기처럼 떠다니는 시대에,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를 다시 읽는 일은 묘한 평온을 준다.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열림원)는 ‘생각의 근육’을 되살리는 철학적 명상집이다.

그의 문장은 다소 단호하고, 때로는 냉정하지만, 묘하게 치유적이다.

왜냐하면 그는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존재의 일부’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객관적 사물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견해다.”

이 문장 하나로 나는 몇 년간의 완벽주의적 삶을 반성하게 되었다.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느냐보다 그 순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나를 지치게 했던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우리의 행복은 명랑한 기분에 크게 좌우되고, 이 명랑한 기분은 건강 상태에 크게 좌우된다.”

그의 철학은 의외로 신체 중심적이다.

건강과 기분, 즉 ‘몸의 리듬’을 되찾는 것이 곧 행복의 회복이라고 본다.

요즘 ‘마음챙김’과 ‘리추얼’이 유행하는 이유를 19세기의 철학자가 이미 꿰뚫고 있었던 셈이다.

“나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 피는 꽃이 아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다.

꽃이 쇼펜하우어에게 말한다.

“내가 남들에게 보이려고 꽃이 핀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나를 위해 꽃이 피는 거야.”

이 구절을 읽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SNS의 ‘좋아요’에 의존하며 살아온 나 자신이 떠올랐다.

남의 시선 속에서 존재 이유를 찾으려 했던 모든 순간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이 짧은 비유는 ‘자기 존재의 자율성’을 회복하라는 메시지다.

“나의 즐거움은 존재 그 자체에 있다.”

이 문장을 오늘의 시대에 옮기면 이렇게 될 것이다.

“타인의 인정은 덤일 뿐, 나의 삶은 나의 리듬으로 흘러야 한다.”

“회복은 자연의 산물이다.”

쇼펜하우어는 ‘자연’을 인간보다 더 큰 치유자로 본다.

“자연은 인간의 의지를 빛으로 끌고 간다.”

그가 말하는 자연은 단순히 숲이나 바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자연’은 스스로 회복하는 생명의 힘, 다시 말해 ‘삶의 의지’다.

우리가 병이 났을 때 몸이 스스로 낫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자연스럽게 ‘낫는 방향’을 향해 있다.

그렇기에 억지로 긍정하려 애쓰지 말고,

충분히 ‘아파하는 시간’을 허락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의 이치에 맞는 것이다.

“남의 견해를 반박하지 마라.”

그는 타인의 어리석음을 고치려 애쓰는 일을 “헛된 노력”이라 단언한다.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회의실에서 수없이 했던 ‘정답 싸움’을 떠올렸다.

나의 옳음을 입증하려 애쓰는 그 시간들이 얼마나 무의미했던가.

그는 말한다.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는 쉽지만, 사람을 바로잡는 것은 어렵다.”

철학자라기보다 노년의 현자가 조용히 웃으며 건네는 조언 같다.

논쟁보다는 관용, 비판보다는 이해.

이것이 진정한 ‘지혜의 태도’라는 것을,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그것은 그대다 — Tat Tvam Asi”

책의 마지막은 ‘연민’과 ‘존재의 동일성’으로 마무리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선함을 “모든 생명에 대한 깊은 연민”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그 연민의 근원에는 이런 깨달음이 있다.

“나의 진정한 내적 존재는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 속에도 직접적으로 존재한다. 그것은 그대다.”

이 말은 결국 우리가 서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의지의 흐름임을 의미한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고요해졌다.

내가 미워하던 사람들, 이해할 수 없던 타인들조차 결국 나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

이 철학적 통찰이야말로 ‘스트레스’를 넘어 ‘연결감’을 회복하는 진정한 처방 아닐까.

나의 솔직한 후기

이 책은 ‘힐링서’로 포장된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더 인간적이다.

냉정한 언어 속에 깃든 따뜻함,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

그리고 ‘살아 있음’의 경이로움을 다시 일깨워준다.

읽는 내내 느낀 것은

“인간은 생각보다 강하고, 생각보다 자연에 가깝다.”

이 책은 스트레스를 ‘없애는 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게 쇼펜하우어의 진짜 위로다.


마지막으로, 이 한 문장을 오래 붙잡고 싶다.

“현재만이 참되며 진실하다.

그러니 오늘 하루를 명랑한 기분으로 살아라.”

오늘의 철학은 단순하다.

‘그것은 그대다. Tat Tvam Asi.’

모든 존재 속에, 모든 스트레스 속에, ‘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는 순간, 이미 회복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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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없음 - 격동의 세계를 이해하는 세 가지 프레임
헬렌 톰슨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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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 :

헬렌 톰슨 저자(글)

윌북

[국제정치·경제 인사이트 리포트] 에너지와 민주주의의 붕괴 — 『질서 없음』이 말하는 21세기 혼돈의 설계도

“패자의 동의가 사라진 민주주의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다.”

헬렌 톰슨의 『질서 없음』을 덮는 순간, 이 한 문장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은 단순히 ‘혼돈의 시대’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에너지, 통화, 민주정이라는 세 개의 축을 통해 오늘날 세계 질서가 왜 이렇게 뒤틀렸는지를, 그리고 왜 앞으로 더 ‘질서 없음(Disorder)’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지를 냉철하게 보여주는 21세기 판 『국가의 흥망』이다.


1.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 – “모든 혼란의 근원엔 에너지가 있다”

톰슨은 정치학자가 아니라 ‘지정학적 에너지 해부학자’에 가깝다.

그녀의 통찰은 명확하다. “석유가 흔들리면, 민주주의도 흔들린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각국 정부는 국민이 아닌 국제 자본시장에 재정을 의존하기 시작했다.

정치가 에너지에 종속되고, 경제가 달러에 예속되면서, 민주주의는 스스로의 뿌리를 잃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정부가 시민이 아닌 국제 금융에 손을 내밀었을 때, 민주정의 기반은 이미 무너졌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돈이 아니라 에너지가 역사를 움직인다’는 말을 체감했다.

2008년 금융위기조차 석유 흐름의 문제로 귀결되고, 유럽의 민주주의 위기도 천연가스 배관의 방향에 따라 결정된다.

이 얼마나 물질적이고, 또 얼마나 현실적인 정치학인가.


2. 에너지와 지정학 — ‘유라시아’라는 판이 흔들릴 때

1부 ‘지정학’에서는 에너지와 유럽의 관계를 거대한 체스판 위에 올려놓는다.

러시아-독일의 가스 협력은 단순한 경제 관계가 아니라, EU 내부 분열의 구조적 뇌관이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최근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삼 다르게 보였다.

“NATO 안에서 미국이 에너지 이해관계를 공유하지 않는 순간, 분열은 구조화된다.”

책은 이처럼 ‘지정학의 균열이 민주주의의 불신으로 번지는 과정’을 탁월하게 포착한다.

즉, 국제 질서의 혼란은 멀리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으로 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3. 경제와 통화 — “달러는 여전히 세계를 지배한다”

2부 ‘경제’는 석유와 달러의 공진화에 관한 이야기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왜 세계 모든 나라의 금리와 복지를 결정짓는가?

‘메이드 인 차이나’가 왜 ‘달러 의존 경제’일 수밖에 없는가?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답한다.

“중국은 달러가 없으면 석유를 살 수 없다.

그리고 미국은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석유를 지켜야 한다.”

톰슨은 석유와 달러가 만들어낸 이중 지배 구조를 “현대의 제국적 질서”라고 표현한다.

이제 달러는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에너지 권력의 언어가 된 셈이다.


4. 민주정 — “패자의 동의가 사라진 시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마지막 3부 ‘민주정치’다.

톰슨은 민주정이 무너지는 과정을 ‘시간’과 ‘부채’라는 두 단어로 설명한다.

“국가의 부채는 더 이상 국민이 아닌 시장이 감시한다.

시민은 세금만 내고, 결정은 월가가 한다.”

이 문장을 읽을 때, 나는 오늘날의 한국 정치도 떠올랐다.

‘투표는 하지만, 결정은 어디선가 이미 정해진 것처럼 느껴지는’ 현실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결론적으로 말한다.

“패자의 동의가 사라진 민주주의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정치가 아니라 경제적 신뢰의 붕괴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점,

이것이 바로 이 책의 가장 날카로운 통찰이다.


5. 개인적인 여운 — “질서 없음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책을 덮고 난 후, 나는 ‘질서 없음’이라는 말을 두려움이 아닌 자각의 언어로 받아들였다.

톰슨은 절망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혼돈을 직시해야 다음 질서를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나에게 “혼란의 시대에 사고한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게 했다.

지정학, 경제, 민주주의 — 세 영역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하나의 유기적 네트워크로 엮여 있으며,

그 연결의 실을 읽어내는 것이 바로 지적 생존력이다.


마무리

『질서 없음』은 세계를 다시 이해하기 위한 ‘두 번째 교양서’다.

에너지와 민주주의, 달러와 정치, 유럽과 중국, 그리고 나 자신까지 —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질서의 붕괴를 지성의 언어로 재구성할 용기”를 갖게 했다.

“세상이 무너질 때, 지식인은 새로운 지도를 그려야 한다.”

– 『질서 없음』을 덮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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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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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사] + 콜디츠 연구보고서 : 나치 수용소 속 탈출·존엄·인간성의 기록

❚ 책을 펼치며 – ‘콜디츠’라는 이름이 남긴 묵직한 울림

벤 매킨타이어의 《콜디츠》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전쟁사가 아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흔히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속 포로 수용소를 떠올리면 잔혹, 고통, 탈출이라는 몇 개의 단어로 정리해버립니다.

이 책은 그 틀을 완전히 부숩니다. 탈출극만이 아니라, 수용소 안의 계급·문화·심리적 균열까지 세밀하게 보여주죠.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마치 한 편의 장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이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상상력, 존엄, 계급, 허위와 진실을 놓지 않는 존재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 콜디츠의 실체 – 영웅담을 넘어선 인간 군상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콜디츠 포로들을 오랫동안 ‘성자 같은 인물’로 미화해온 대중문화의 이미지와 달리 실제 그들은 훨씬 복잡한 인간이었다는 점입니다.

어떤 이는 굴을 파며 탈출에 집착했고,

어떤 이는 도서관을 열고 공부하며 마음을 다스렸으며,

또 다른 이는 절망 끝에 정신을 놓아버렸습니다.

즉, 콜디츠는 ‘탈출의 성지’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사회 구조가 농축된 축소판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에 남은 구절이 있습니다.

👉 “희망 때문에 정신을 놓은 포로들이 있었다.” (368면)

보통은 절망이 인간을 무너뜨린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곧 해방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더 큰 무게로 다가왔다는 역설.

이것이야말로 전쟁과 인간 심리의 아이러니 아닐까요?

❚ 나만의 시선 – 콜디츠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인가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콜디츠라는 중세 성 안에 갇힌 수백 명의 장교들을 현대인의 회사 조직에 빗대어 보게 됐습니다.

계급 구조가 그대로 재현되고,

누군가는 책임을 짊어지고,

누군가는 희망 때문에 더 큰 불안을 느끼고,

누군가는 도망치려 하고,

누군가는 체념 속에서 나름의 평화를 찾습니다.

결국 폐쇄된 공간 속에서 인간은 본래의 민낯을 드러냅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콜디츠》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탈출을 꿈꾸며, 어떤 심리적 콜디츠에 갇혀 있는가?”

❚ 솔직한 후기 – 전쟁책을 넘어선 인간학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전쟁 포로 이야기니까 다소 무겁고 지루할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빠져들었습니다.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건조하게 나열하지 않고, 마치 소설처럼 생생하게 그려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 포로가 간수를 보호하고 간수가 포로가 되는 역전의 아이러니는 잊기 힘든 울림을 남겼습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 안에서 인간의 역할과 권력은 언제든 전복될 수 있다는 사실. 저는 이 장면에서 깊은 전율을 느꼈습니다.

❚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

인간 본성을 알고 싶은 분

극한의 상황 속에서 조직과 계급, 심리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싶은 분

무엇보다 자신이 갇힌 ‘콜디츠’를 직면하고 싶은 모든 현대인

#벤매킨타이어 #열린책들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콜디츠 #벤매킨타이어 #전쟁사 #제2차세계대전 #포로수용소 #역사책추천 #인문학서평 #전쟁과인간 #탈출기록 #하루1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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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 AI 제국의 설계자
저우헝싱 지음, 정주은 옮김 / 지니의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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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AI 제국의 설계자 ― 실리콘밸리의 기린아, 전시의 CEO, 그리고 불완전한 오펜하이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

책의 첫 문장을 덮고 나서 저는 이 말이 수사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샘 올트먼: AI 제국의 설계자는 인류 기술사에서 가장 뜨거운 장면을 살아가고 있는 한 인물을 정밀하게 해부하는 기록이었습니다.

오픈AI, 해적들의 출항

책 속 묘사는 생생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 군함이 뒤에서 밀어주고 구글이라는 제국의 함대가 앞을 막아서는 상황에서 서른 살의 올트먼과 스물대여섯의 연구자들이 “해적”처럼 출항하던 순간.

읽으며 제 머릿속엔 스타트업의 본질이 떠올랐습니다.

거대한 규칙과 자본을 가진 세상에서 미지의 바다로 뛰어드는 모험.

저는 그 대목에서 묘하게 가슴이 뛰었어요.

그 무모함과 두려움이 바로 제가 스타트업 현장에서 매일 마주하는 공기와 닮아 있었거든요.

권력 게임: 종교 전쟁과 CEO 해임 드라마

이 책의 압권은 단연 오픈AI 이사회 쿠데타 사건입니다.

“샘, 당신을 해고했어요.”라는 한 문장이 이렇게 무겁게 다가올 줄이야.

저는 그 장면을 읽으며 기술과 철학, 권력과 이데올로기가 얽힌 AI 업계의 복잡한 내면을 실감했습니다.

효율적 가속주의자: “더 빨리, 더 과감하게!” 기술이 세상을 재편해야 한다.

효율적 이타주의자: “조심스럽게, 안전하게.” 인류의 통제 안에서만 AI는 선하다.

책은 이 갈등을 ‘종교 전쟁’이라 표현합니다.

저는 이 지점이 가장 섬뜩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AI를 기술의 문제로만 보지만 사실은 철학과 윤리, 그리고 권력투쟁이라는 인간적 본질이 녹아 있다는 사실이니까요.

청년 샘 올트먼,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기린아

후반부에서는 샘 올트먼의 개인사가 펼쳐집니다.

십대 시절 글쓰기에 뛰어났던 소년, YC 수장으로서 수많은 창업자를 배출해낸 멘토, 그리고 늘 사람들을 축복하면서도 속으로는 냉정한 판을 읽던 기획자.

특히 “샘이 IT 업계가 아니라 작가가 되었으면 했다”는 주변인의 회고는 제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의 삶이 문학적 감수성을 가졌던 사람이 기술의 최전선에서 살아간다는 역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 배움과 울림

책을 덮고 나서 제 머리에 남은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나는 가속주의자인가, 이타주의자인가?”

데이터와 AI를 다루는 제 일상에서도 더 빨리 해내야 한다는 압박과 안전하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써야 한다는 고민이 늘 교차합니다.

올트먼의 드라마틱한 행보는 결국 우리 모두의 딜레마를 증폭시켜 보여주는 거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은 샘 올트먼을 ‘완벽한 천재’가 아니라 불완전한 오펜하이머로 보여줍니다.

세상을 재편하는 기술을 손에 쥐었지만 동시에 그 무게에 짓눌린 인간으로서의 초상 말입니다.

저는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고 더 진실하다고 느꼈습니다.

솔직한 후기

샘 올트먼: AI 제국의 설계자는 단순히 인물의 성공기를 좇는 책이 아닙니다.

스타트업 현장의 두려움과 흥분

AI라는 기술을 둘러싼 철학적 전쟁

한 인간의 내면과 불완전성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담겨 있어 저는 한 장 한 장이 마치 긴장감 넘치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습니다.

저에게 이 책은 “AI를 누가 만들었나”보다 “AI 시대에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준 텍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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