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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에이티드 - 의지, 노력, 끈기를 성공으로 연결하는 사람과 장소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1월
평점 :
왜 환경은 평가하지 않을까.
사람을 평가할 때 환경을 지워버립니다.
성과가 좋으면 성실한 사람, 무너지면 의지가 약한 사람. 같은 사람이 어떤 날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어떤 날은 사소한 일에도 소진된다면 달라진게 인격일까요?

앤절라 더크워스의 시추에이티드(Situated) 가제본을 읽으며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사람을 이해하려 하면서 사람 주변의 조건을 얼마나 이해했을까.
힘껏 헤엄치지만 전진하지 못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구조와 응급처치가 생명을 살립니다.

이런 장면이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전형적으로 보여지는 영웅적 의지와 승리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인데요. 바다는 인간이 얼마나 간절한지 전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죠.
노력의 양이라는 익숙한 잣대가 부끄러웠어요.
같은 거리를 헤엄쳤어도 물살의 방향이 다르면 결과는 달라지는거죠.
육지에 올라온 사람의 기록만 비교하고 어떤 바다를 건넜는지는 묻지 않는거죠.
그릿에서 열정과 끈기의 중요성을 연구했던 저자가 끈기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변화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철회가 아닙니다.
노력의 가치를 인정하며 증폭되거나 소모되는 조건을 함께 보자는 제안인거죠.
오랫동안 믿어온 설명의 빈칸을 스스로 들여다보는 태도야말로 제게는 용기처럼 보였어요.
세 개의 상자도 흥미로웠습니다. 상황, 생각, 반응.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에는 이미 해석이 섞여 있죠. 누군가의 짧은 답장을 무시라고 읽을 수도 바쁜 하루의 흔적이라고 읽을 수도 있어요. 감정이 언제나 순서로만 생긴다고 단정하기보다 내 반응을 점검하는 지도처럼 받아들이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책 밖으로 나가볼게요.
성과가 낮은 구성원에게 교육을 시키기 전에 회의가 하루를 어떻게 잘라 놓았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투자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봅니다. 상승장에서 얻은 수익을 자신의 통찰로 기억하고 하락장에서의 손실을 나약함으로 돌립니다. 실제 판단의 질을 따지려면 당시 시장의 유동성, 정보, 선택 가능한 대안도 돌아봐야 하는거죠.
성과와 실력은 겹치지만 같은 단어가 아닙니다.
시추에이티드가 준 새로운 질문은 무엇이 나를 강하고 약하게 만드는가입니다.

책 관점에도 경계선은 필요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환경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돌봄 책임, 주거비, 직장의 권력관계는 책상 정리처럼 간단히 해결되지 않는거죠.
상황을 바꾸라는 말이 또 다른 자기책임론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개인이 손댈 수 있는 조건과 조직·사회가 바꿔야 할 조건을 구분할 때 윤리의 문제가 되는거죠.
가제본을 읽으며 작은 실험을 생각해봤습니다.
집중하지 못한 날에는 의지력보다 방해받은 순간을 기록하기.
마음이 거칠어진 날에는 어떤 상황에서 그랬을까를 먼저 묻기.
일주일에 하나씩 책상, 알림, 약속, 대화의 장소를 바꿔 결과를 비교하기.
환경을 핑계로 삼지 않되 관찰의 대상에서 지우지도 않는 연습입니다.
책에서 발견한 불편하지만 유용한 질문인거죠.
누군가에게 버티라고 말하기 전에 사람이 서 있는 바닥이 기울어져 있는지 확인한 적이 있을까요.

성장의 시작은 자신을 밀어붙이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먼저 관찰해보는겁니다.
출판사 비즈니스북스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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