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 -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철학적 사고 실험
토드 메이 지음, 노시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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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종은 정말 나쁜 선택일까 ―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를 읽고

분노도 아니고, 절망도 아니고, 그렇다고 냉소도 아닌 감정이었습니다.

이 질문을 이렇게 정면으로 던질 수도 있구나.

그 불편함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는 제목부터 독자를 시험합니다.

자극적인 주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멸종을 옹호하는 책이 아니라 ‘인류 존속의 자격’을 묻는 책에 가깝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습니다.

우리는 존재해도 되는 종인가?

1. 불편한 질문,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질문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습니다.

인류 멸종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까, 인구만 줄이면 충분할까,

집단적 자살이라는 극단적 가설까지 끌어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답이 아닙니다.

누가 이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왜 지금 이 질문이 등장했는가입니다.

이 대목에서 강한 동시대성을 느꼈습니다.

기후위기, 생태 붕괴, 생물 다양성 감소, 전쟁과 대량학살, 공장식 축산.

이 모든 데이터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인간의 번성 = 타 생명의 고통 증가

통계와 현실이 강요한 질문처럼 느껴졌습니다.

 

2. 인류는 무엇이 그렇게 대단한가?

가장 날카로운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삶이 정말로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흔히 그래도 인간은 위대한 일을 해왔다고 말합니다.

과학, 예술, 문명, 사랑.

이 책은 묻습니다.

- 그 위대함은 누구의 비용 위에 세워졌는가

- 인간이 추가로 태어나는 것이 세상에 순(純)행복을 더하는가

특히 인상 깊었던 개념은 행복의 ‘합계’가 아니라 ‘분배’였습니다.

행복의 총량이 늘어났다고 해서 더 좋은 세상은 아닐 수 있다는 주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더 많으냐가 아니라, 어떻게 분배되느냐다.

이 문장은 경제학, 정책, 투자, 환경 논의 어디에 붙여도 유효합니다.

저는 이 책이 철학서이면서 동시에 정책 보고서처럼 읽혔던 이유가 바로 여기라고 생각합니다.

 

3. 인간은 더 이상 존재하면 안 되는가?

가장 고통스러운 장입니다.

동물과 인간의 행복을 비교하고, 공장식 축산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감정적 비난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악하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묻습니다.

- 인간이 누리는 체험은 얼마만큼의 타 생명 고통을 전제로 하는가

- 자연은 잔혹한가, 아니면 인간이 더 잔혹한가

아주 중요한 문장을 던집니다.

우리 인생은 그저 좋은 결과만을 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이 문장은 저에게 깊게 남았습니다.

윤리란 단순히 결과 최적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인간이 되고 싶은가의 문제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켜주기 때문입니다.

 

4. 그래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멸종을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존속할 자격을 얻을 것인가를 묻습니다.

- 식량 생산 방식

- 인구 정책

- 삼림 벌채

- 기후위기 대응

- 동물실험과 축산

- 그리고 인간의 태도

인류 존속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면, 태도를 바꿔야 한다.

실천 윤리서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질문은 외부를 향하지 않습니다.

정부나 기업만을 향하지도 않습니다.

각자의 내면을 향합니다.

우리가 그런 노력을 기울일 의지가 있는지 물어야 한다.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좋았습니다

이 책은 위로하지 않습니다.

답을 주지도 않습니다.

대신 사고의 기준선 자체를 흔들어 놓습니다.

저에게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는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질문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정의하게 만든 책입니다.

멸종은 답이 아닙니다.

하지만 멸종이라는 가설 없이는, 우리는 결코 지금의 방식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계속 존재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게 살아라.

가볍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반드시 통과해야 할 질문을 던집니다.

불편함을 견딜 준비가 되었다면

이 책은 생각보다 오래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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