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폭격으로 인한 사태의 추이는 천안함 사태를 연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미 7함대와의 합동훈련 이후로 북한도, 언론도, 여론도 잠잠해 질 것 같습니다. 대북정책은 오늘 대통령 담화문 대로 강경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이미 더 이상의 어떤 조치가 남아있는지 의문입니다. 다만 군사적인 대응을 강화시키는 정도겠지요. 

관련해서 연평도에 MLRS가 들어온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네요. 그런 것도 국민의 '알 권리'에 속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알려주려면 제대로 알려주던가 해야죠. 동아일보 홍진환 기자의 기사입니다. 요즘 동아일보, 이렇게 일 해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나봐요.   

http://news.donga.com/Politics/3/00/20101129/32945431/1   

혼란스러우실 거에요. 정리해 드릴게요.

한국에는 두 종류의 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가 있습니다. 독자개발한 k-136 130mm 다련장과 미 육군에서 들여온 M270 MLRS. 먼저 기자가 얘기한 130mm 다련장은 군단 및 여단급 부대에 130여기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36연장으로 0.5초당 1발 18초에 36발 사격이 가능한 무기입니다. 몇 발에 축구장 초토화. 요즘 언론에서 이런 얘기 좋아하던데 오히려 이해하기가 어렵게 들리더군요. k-136의 한발당 유효 살상범위는 45m입니다. 이 k-136은 전술적으로 연평도에 배치 될 일도 없고, 기자가 올린 사진에 해당하는 것도 아닙니다. 

 

k-136

사진은 M270 MLRS네요. 12연장으로 227mm. 약 k-136의 두배 구경을 사용합니다. k-136의 업그레이드된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사거리도 10Km 가량 더 길고, k-136은 고폭탄(내장된 화약의 힘으로 '인마'를 살상하죠)을 사용하는데 비해 M270 MLRS는 DPICM탄을 사용합니다. DPICM(이중목적 고폭탄)은하나의 탄두에 수백발의 자탄子彈이 들어있는 형태의 탄인데 '인마' 뿐 아니라 102mm의 철판을 관통할 수 있습니다. 적 기갑무기에 쥐약이죠. 살상범위가 축구장이 어떻고 하는 얘기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M270 MLRS

그럼 왜 연평도에 k-136이 아닌 M270 MLRS가 배치되었을까요? DPICM으로도 갱도에 들어있는 대포를 잡을 수는 없는데.  답은 M270 MLRS로 DPICM탄 외에 ATACMS(전술 지대지 미사일)를 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TACMS는 북한이 개머리 등지에서 운용하고 있는 갱도포병을 잡을 수 있는 유도탄 기능과 충분한 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또 다른 의문.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서해 5도에 MLRS가 배치되지 않았을까? M270 MLRS는 일반 포병부대가 아닌 유도탄 사령부에서 운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해병에도 포병 병과가 있지만 MLRS를 운용할 줄은 모르죠. '연평도=해병'이라는 고정관념. 그리고 세계최강의 자주포 K-9이 해답이라는 단순함이 전술적 실수를 만들어 낸 겁니다. 굴 속에 있는 두더지를 돌멩이로 잡을 수 없다는 건 상식인데 말이죠.     

체크메이트.

M270 MLRS의 연평도 배치, 한미합동군사훈련. 자, 이제 북한은 꼼짝없는 궁지에 몰렸습니다. 지금 정부의 후속조치는 당분간 서해에서 대북 억지력을 발휘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쪽은 방송으로 나불거리는 것 외에 군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당장은 뭔가 움직일 말이 없어보이네요. 하지만 이것이 곧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요.  

사실 남한이 자체적인 군사력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차지한 것은 이미 꽤 오래 된 이야기 입니다. 국지적으로 전투력을 증강시킨들 그게 전체 판도에 어떤 심각한 영향을 끼칠까요? 관점을 바꿔 볼 필요가 있을것 같네요. 왜 남측은 충분한 정치, 군사, 경제적 억지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빈번한 도발과 테러를 허용하는걸까. 그건 억지력이 사태의 키-포인트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뭔가 잘못 흘러왔고,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부 정책이든 동아일보의 엉터리 기사든 뭐든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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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11-3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사이익을 노리는 단체나 개인은 숨어서 빙그레 웃고 있을 것이 뻔할 뻔자...기회는 이때다 묻어버릴 껀 빨리 묻을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노골적으로 보이다 보니..

뷰리풀말미잘 2010-11-30 22:21   좋아요 0 | URL
굿 이브닝! 오랫만이에요 메피님. 날씨 쌀쌀한데 감기 조심하세요!

다락방 2011-01-01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 총 26129 방문


2011년 말미잘님 서재의 첫 방문자는 다락방임.
해피 뉴 이어.

뷰리풀말미잘 2011-01-05 22:2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해피뉴이어! ^^ 다락방님 신나는 한해 되세요!

다락방 2011-02-2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 총 26665 방문


나 스토커같다. 그쵸. 히히

뷰리풀말미잘 2011-02-27 00:31   좋아요 0 | URL
ㅎㅎ 세상에는 아직도 신기한 것 투성이에요.

nlboe 2011-03-18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예요!
방명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회원가입 하라고 해서..
알라딘에 회원가입을 했다간 큰 사고를 치게 될 것이므로
걍 요런 방법을 택했어요 흑흑흑
이히히 요 댓글을 보면 좀 두려우시겠지 우후후후훗

2011-03-20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