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킹콩을 들다] 가 개봉했습니다. 이범수, 조안 주연의 영화인데, 솔직히 다른 영화에 비하면 집중을 받기에는 좀 모자란 캐스팅 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라딘 무비 매니아 활동으로 인해 왠만한 영화는 대부분 본 상태였기 때문에 사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게 된 영화입니다. 평소 이범수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유쾌하고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조안이라는 배우는 영화보다는 단지 박용우의 연인으로 더 잘 알려졌었기에 반신반의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올림픽 종목을 소재로 했다는 점. 감독과 선수들과의 관계를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 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 영화였습니다. 2007년 개봉한 우생순을 감동깊게 본 저로서는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우생순이 떠오르는 것을 힘들게 참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덧 우생순은 기억에서 지워지고 제 앞에는 [킹콩을 들다] 만이 있었습니다.
역도 선수를 연기하기에는 신체적으로 많이 부족한 배우들이었지만, 그들의 연기로 모든 것을 커버해 버리는 영화였습니다. 선수 시절 이범수는 왠지 어색했지만, 감독으로서의 이범수는 정말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는 역이었습니다. 선수들로 나온 조안 외 다른 배우들도 정말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각자 맡은 캐릭터가 너무 특이해서 매우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http://cfile2.uf.tistory.com/image/12439D214A502BE35CE9B6)
두 영화의 서로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코믹적인 요소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영화 모두 매우 감동적인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두 영화 모두다 저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제 성향상 우생순 보다는 [킹콩을 들다]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어떤 영화가 어떤 영화보다 우세하다! 가 아닌 단지, 제 성향상 더 즐겁게 봤던 영화를 골랐습니다. 우생순이 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코믹적인 요소를 많이 넣지 못했을 수 도 있습니다. [킹콩을 들다] 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긴 했으나 재구성을 하여 없는 것을 만들어 낸 부분이 더 많았기 때문에, 이에 이범수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유쾌함을 더욱 극대화 시켜 코믹적인 요소를 부분부분 첨가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영화 중에 어떤 영화를 더욱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물음에 대답한다면, 저는 단연코 [킹콩을 들다] 의 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우생순이 실화를 기초로 하여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미 2004 아테네 올림픽 때의 결승전 패배는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킹콩을 들다] 에는 해답이 없습니다. 단지 의지만이 전해질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두 영화를 통해 동기부여의 목적을 갖는다면, 이 점에서도 [킹콩을 들다] 편을 들고 싶습니다. [킹콩을 들다] 에는 해답이 없습니다. 이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하긴 했으나 만들어 낸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가능한 점 같습니다.
우생순이 선수들이 주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킹콩을 들다] 는 감독이 주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조입니다. 이것 또한 다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부분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면, 미국 영화 [리멤버 타이탄] 의 이야기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 역시 감독이 주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소재는 조금 다른 인종차별을 바탕에 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풀어가는 구조는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두 영화 모두 매우 좋은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우생순이 김정은, 문소리, 엄태웅, 김지영 등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배우들을 대거 투입해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긴 하였으나, [킹콩을 들다] 가 그에 비해 특 A 급 연기자로 분류되지 않는 이범수, 조안이라는 카드로 어떻게 영화를 흥행시킬 것인가! 생각하고 계시다면, 그것은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출연진의 무게에서는 조금 달리는 부분이 있겠지만, 여러분들이 [킹콩을 들다] 를 접하게 되는 순간 이범수, 조안 뿐만 아니라 출연하는 그 외 배우들이 모두 영화 속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신다면 우생순과 겹치는 오버랩 되는 것을 100% 피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