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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타이거 - 2008년 부커상 수상작
아라빈드 아디가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09년 3월
평점 :
먼저 부커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부커상이란? 매년 영국연방 국가에서 영어로 씌어진 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주는 문학상을 말합니다.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이며, 노벨문학상·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고 하니, 정말 대단 대단 또 대단합니다.
이 책은 지난 1차 블로그 동시나눔 때 oskar 님으로부터 나눔받은 책입니다. 1차 나눔 때 약 8~9권의 책을 나눔 받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읽은 책입니다. 며칠 전 비가 엄청 내렸을 때, 비가 샜는데... 사실 그 때 유일하게 젖은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왠지 나눔해주신 oskar 님에게 죄송스럽기도 해서 가장 먼저 꺼내들었습니다^^;;
역대 부커상 수상작들 중에서 2002년 수상작이었던 [파이이야기] 만 읽어보았습니다. 아마 2006년도에 군대에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 작품은 인도 소년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배경은 인도가 아닌 바다라는 점에서 화이트 타이거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화이트 타이거는 인도 청년을 주인공으로, 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인도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이트 타이거는 "제가 원했던 것은 단 하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라는 카피가 가장 인상깊었던 책이었습니다. 카스트라는 인도 사회 특유의 신분제도로 인해, 능력이 있어도 신분을 벗어날 수 없는 오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말하자면, 신분을 벗어날 수 없었던 한 인도 청년의 신분 탈출기?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지만, 작가는 이야기를 조금은 극단적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능이 어딘가에 익숙해지면, 그 익숙함을 벗어나기가 두려워지고 안주하려고 합니다. 작가는 이 것을 닭장에 비유하여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결국 닭장에 갇힌 닭은 죽게 마련이지만, 그 안에 있는 닭들은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을 알면서도 그 곳에서 나오려고 발버둥조차 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도의 현실이 그러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주인 앞에서는 간도 빼줄 것 처럼 행동하면서도 언제나 날카로운 발톱을 감추고 있는 인도 청년 발람을 통해,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성찰을 위해 찾는 인도의 모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말이 좋아 인도, 인도의 상징 간디 라고만 하지 사실은 썩을 대로 썩은 인도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는 책 - 화이트 타이거.
확실히 좋은 책들은 책을 덮고 나서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읽을 땐 내용에 푹 빠져 있다가, 덮는 순간 이런 저런 생각과 감동이 한꺼번에 밀려오니까요. 이 책 역시도, 덮고 나서가 훨씬 더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신분)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속 자유를 갈망하는 화이트 타이거인 인도 청년 발람의 살인의 추억!!! 꼭 한번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책을 나눔해주신 oskar 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p.s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 그 한번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주인공 발람은 진정한 화이트 타이거가 될 수 있었다... 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