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귀 1 - 잔혹한 밤의 눈물
장준우 지음 / 어울림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애드찜에서 무료도서 이벤트를 했습니다. 소설 제목은 '지노귀' 사실 처음 보자마자 '아! 이거 무서운 거구나' 라는 생각에 신청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무서운 것은 이야기도, 영화도, 책도... 다 싫어하는 저였기에, 이 소설을 신청한 것 자체가 저 조차도 의아합니다. 단지 여름... 그리고 여름하면 떠오르는 납량특집! 그래서 신청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신청을 해 놓고도 선정이 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그런데 덜컥 선정이 되었다고 하니...'아~ 죽었다'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책이 도착하고, 며칠 그냥 책상에 올려놓기만 했습니다. 쉽게 손이 가지 않더군요. 우선 표지부터가 조금 음산했습니다; 제목도 '지노귀' 사실 지노귀라는 단어를 찾아볼 생각은 안하고 끝에 '귀' 가 들어간다는 것만 보고 '이거 100% 귀신 나오는 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귀신보다 오히려 좀비가 떠올랐습니다. 너무 외쿡 영화를 즐겨봐서 그런지... 귀신도 한국형이 아니라 외쿡형으로 상상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무서운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이런 퇴마소설은 정말 눈길조차 주지 않았었는데,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퇴마소설이 되었습니다. 십수년전 유명했던, 그 퇴마록 조차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저이기에.. '지노귀' 는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 되어버렸습니다. 퇴마소설에 대해서는 예전에 퇴마록을 읽은 친구들한테 종종 들어서 어떤 형식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직접 읽어보니 '아~ 요런거구나!' 하고 알게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리뷰와 기존 퇴마소설의 리뷰를 조금 읽어 보았더니, 대부분의 소설에서는 강력한 퇴마사가 악령을 무찌르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는데, '지노귀' 는 최초에 강력한 퇴마사가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제일 강한 주인공이 이제 갓 중학생 쯤 되는 남자아이죠. 하지만 책에서 자주 언급하는 '병원사건' 을 겪고나서 나머지 주인공들이 서서히 각성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왜 이런 소설들의 배경은 항상 비슷한 곳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곳의 대명사인 학교, 병원 등... 여전히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은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하긴 그런 곳 말고는 귀신이 출몰하는게 어울리는 장소가 별로 없을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소재에 참신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퇴마소설이다보니 그 소설 속에서 느껴지는 박진감 넘치는 퇴마장면에는 집중을 하고 빠져들었습니다. 또한, 병원사건이 끝난 시점에서 다시 시작되는 일명 여인사건을 읽으면서는 등줄기의 섬뜩함을 느낄 정도로 아찔했습니다. 역시 무서운 것은 아직 잘 적응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1권, 2권만 있기에 여기서 끝날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3권에 계속> 이라는 걸 보고, '아.. 역시 이렇게 끝날리가 없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왕 본 것이니 이 시리즈는 아마도 다 보게 되겠지만, 정말 손이 안가긴 합니다ㅎㅎ;


소설 속 등장하는 치우천황이나, 태무신(신돌석 장군) 은 우리나라 무속신앙과 잘 접목시켜 풀어나간 것 같습니다. 크고 작은 톱니 바퀴가 어긋남 없이 잘 물려 돌아가 듯 소설도 막힘없이 술술 잘 풀렸습니다. 간혹 이해가 안되는 한자어와 단어가 나오면 각주로 분류하여 장의 마지막에 붙임설명을 해 두었습니다. 앞뒤로 넘겨가면 봐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래도 자세한 설명으로 인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퇴마소설 '지노귀' 우연치 않은 기회로 읽게 되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웠고, 지금까지는 자기계발서나 외쿡소설을 위주로 읽었었는데... 한 장르를 더 개척? 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무서운 것을 싫어해서 그런지 몰라도... 한 여름밤에 오싹함을 아주 잘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