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의 맛있는 실험실 1 - 수수께끼가 가득한 과자 만들기 리카의 맛있는 실험실 1
야마모토 후미 지음, 나나오 그림, 이소담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리에 과학을 더한 책입니다. 요리의 재미는 물론 쌓이는 과학지식은 덤!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가 무척 재밌어합니다. 같은 또래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고학-이라는 학문을 귀로 들을 때면, 왠지 모르게, 사람 손이 한번도 닿지 않는 어떤 장소에, 그리고 시간도 멈춰버리고 공기도 흐르지 않는 그런 곳에 혼을 담은 고고한 유물이 둥둥 떠다니는 장면이 상상된다. 나만의 고고학 판타지라고나 할까.(전천당을 보는 꼬맹이의 영향을 너무 받았나!) 과학의 도움으로 밝혀져 더 그럴듯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아직도 인간의 상상력이 필요한 곳이지 않을까?

저자 역시 그랬다. 머리말에 내 기억으로는 최근에 백희나님이 내신 <연이와 버들도령>의 물약 3가지에 대해 나오는 옛이야기를 꺼내신다. “이 이야기 속에 고고학자가 하는 일의 본질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곤했죠. 남편의 해골에 재생의 물약을 부어 남편에게 새로운 생명을 가져다준 부인처럼 고고학자는 대체로 그 형태가 온전치 않은 유물에 자신의 지식과 상상력을 들이부어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아닐까, 저는 줄곧 그렇게 생각해오고 있습니다”(p.10)

개인적으로 나는 최근 드라마 ‘아라문의 검’을 보며 고대사회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나던 중이었다. 암만 봐도 드라마 속 ‘뇌안탈’은 네안데르탈인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와한족’은 분명 수렵 채집을 일삼는 작은 부족으로 보였고 ‘아스달’이라는 도시 문명인들에 의해 정복당한다. 폭포, 그러니까 큰 강을 중심으로 살던 아고족들은 언어나 문화가 다른 이유로 연합하지 못하는 아프리카 부족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고고학, 그 고대의 시간으로 향하는 학문에 대한 책. 아니, 아니 학문이 아니라 21세기에 내가 먹는 김치와 고기들의 옛이야기, 훌리건이라고 불리는 축구팬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존재인 이유(최근에 항저우 아시아 게임에서 축구를 봐서 그런가 더 와닿음..) 낙서가 힐링이라던가, 개, 고양이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지난 겨울, 예술의 전당에서 구경하고 온 이집트 미라전 ‘부활을 위한 여정’에서 분명 이집트 유물인데 죄다 from 네덜란드여서 뭔가 제국주의 시대의 맛만 보고 온 느낌이었는데 영국놈들이 더 했구나 등등 ㅋ 깨알지식까지 알차게 읽어낼 수 있었다. 내가 21세기에 먹고 마시고 즐기고 추구하고 욕망하는 그 모든 것들의 시작! 나도 고대의 시간에 존재하던 그들도 같은 지구라는 공간에서 이 유물들을 보며 그들의 삶을 보는 것,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해주는 고고학이었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농사와 고인돌이었다. 내가 배워온 역사라는 과목을 통해서는 고인돌을 그저 권력의 상징물이라고 생각했더랬다. 이 고고학책을 읽으면 그것이 ‘협력하고 공생하는 인간의 기원’(p.104)이었음을 배운다. 무조건 총, 칼과 같은 무력을 통해 얻은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한 해의 농사를 통해 그 부족의 생사가 갈리는 이상, 그 공동체가 하나의 목숨줄로 연결되어있음이 상상이 되었다. 농사는 경험자의 지식이 많이 필요한 일로서 그 고인돌 아래의 목숨은 그 한덩어리의 죽음을 책임졌던 리더였을 것이라는 것을. 오늘날의 정치적 리더와 비교가 되며 자동 한숨 발사되던 그런 책이었다.


이 책 정말 쉽고 재밌었다. 옆에서 친근하게 이야기해주는 문체여서 그런걸까? 초등학생 고학년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칼라풀한 사진이 맘에 쏙 들었다. 왜 있는지 모를 흑백사진이 아닌, 글과 상통하는 또렷한 사진이 책의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이유가 있었다.
저자는 “고고학에 빠지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였습니다. 흑백의 우중충한 교과서들 속에서 총천연색의 화려한 지도들이 실린 사회과부도에 시선이 꽂혔죠.(p.345)
그래서인지 문체와 사진까지 호기심을 100% 충족시켜주는 책이었다.

p.s 중국과의 동북공정에서 우리 김치가 자주 도마 위에 오르곤 하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줄 수 있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마이너스 2야 - 제2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41
전앤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양파는 만만한 생명체가 아니다. 반질반질 윤기가 나는 껍질로 자신을 감싸고서 동시에 맵고 고약한 향을 풍긴다.”(p.7) 그런 양파를 까며 첫 등장하는 우리의 주인공이자 화자- ‘나’인 미주. 미주는 왕따다. 그런 미주를 맴도는(! 스포할 순 없으니까) 세아. 그리고 세아는 미주처럼 아싸에 가까운 세정이에게 관심을 달라고 미주에게 부탁하는 이야기다.

*세아는 미주에게 자신의 후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청소년들은 감정에 솔직해지는 게 미성숙한 모습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그게 건강한 멘탈 조건의 1번이라는 것을 어른들도 늦게 아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해 세아는 미주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나는 세아가 늘 웃으면서 남을 편하게 해 주길래 진짜 괜찮아서 그러는 줄 알았다.
“그냥 난 웃음으로 감추는 게 좋았어.”
이건 또 뭔 말이지. 내가 가만히 있자 세아가 말을 이었다.
“근데 미주야, 울 땐 울어야 해. 싸우고 싶을 땐 싸우고. 웃으면서 자신과 싸우는 건 너무 외로워. 죽어 보니까 그래.”(pp.82-83)

*친구란 어떻게 되는 걸까? 나는 종종 내가 불 꺼진 상점처럼 느껴졌다. 불 꺼진 상점에는 누구도 들어오지 않는다. 윤이서를 향해 잠시 불을 밝히고 문을 열었지만 다시 폐점한 상점이 되어 버렸다. 나는 매일 어두운 상점에 홀로 앉아 오늘은 꼭 전구를 갈아 끼우자고 다짐한다. 전구를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주 잠깐 용기를 내면 된다. 하지만 나는 감전이 될까 봐 무섭다. 다시 혼자가 될까 봐 무섭다. 감전될 확률은 아주 낮은데 나는 나설 요기가 없다. 나 이대로도 괜찮은 걸까?(p.102)

24시간 불을 켜고 싶진 않지만 분명 불이 꺼질 때가 온다. 그때의 외로움을 불안해하는 미주는 그런 자신을 ‘불 꺼진 상점’이라고 느낀다. 이런 비유가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따뜻한 빛 같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이런 비유가 더 있다. 이 소설에서 친구관계에 자신없어진 미주에게 우정이란, 이 소설의 첫 문장에서 묘사되는 양파와도 같다. 분명 껍데기는 윤기가 나지만 맵고 고약한 향을 풍긴다. 이서 덕분에 미주는 양파를 썰면 나도 모르게 흐르게 되는 눈물도 맛봤다. “양파 한 조각을 집어 입 안에 넣었다. 알싸하게 매운 게 볶으면 설탕보다 달콤한 맛이 났다. 정말이지 먹을수록 궁극의 맛이 느껴졌다. 양파를 씹어 삼키며 창가에 눈길을 두었다.(p.107)” 이 매운 양파가 궁극의 맛이 느껴지기까지 세아의 노력이 있었다.

*제목에 대해
“너 잘 생각해 봐. 마이너스 1과 마이너스 1을 합치면 0이 아니라 마이너스 2야. 김세정과 내가 딱 마이너스 2라고. 근데 우리가 굳이 만나야겠니?”
“미주야, 마이너스가 꼭 나쁜 거야?”
“어?”
“함께 있어서 외로움이나 슬픈 게 줄어들 수도 있잖아.”(p.116)

마이너스 1 + 마이너스 1 = 마이너스2라는 공식은 그저 수학공식에 불과하다. 대놓고 왕따 당하는 아이인 미주와 애들이 이상하다며 거리두는 아이인 세정이가 같이 다니는 것은 마이너스2가 아니라 세아 말 대로 “함께 있어서 외로움이나 슬픈 게 줄어들 수”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공식이 정답이 아님을, 우리는 살고있는 집값이나 용돈이 얼마냐로 친구를 만드는게 아니라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고리를 맺는 것임을 이 책의 제목이 알려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 도서부 친구들 이야기 꿈꾸는돌 37
최상희 지음 / 돌베개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최상희, 돌베개, 2023)

우산은 하나로 족하다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고양이는 부르지 않을 때 온다
예상은 빗나간다
대신 전해 드립니다

주인공은 같고 목차의 이 다섯가지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 책이다.

“오른쪽 속눈썹이 없어졌다. 미술 시간이 끝날 무렵 민영이 말해줘서 알게 되었다.”(p.9) 지브리 애니메이션 엔딩 표정을 요구하던 민영이가 ‘나’의 속눈썹이 없어진 것을 발견해준 것이었다. 민영이는 속눈썹이 없어 수행평가인 미술 성적을 망칠까봐 걱정을 한다. ‘나’는 “내가 속눈썹을 뽑은 적도, 다른 누가 내 속눈썹을 뽑은 기억도 없다.”(p.12) 속눈썹이 없어졌다면 제일 먼저 엄마한테 얘기할 것 같지만 이 책은 청소년책이다. 쿨하게 받아들이고 친구 민영은 차미를 찾아가보라고 한다. “뭘 잘 찾아준다고 했다.”(p.16) 그렇게 도서부인 차미와 오란을 만난다. 그 친구들은 결혼하지 않은 이모가 키우는 ‘탄이’라 불리는 고양이에게서 ‘나’를 본다. 그렇게 속눈썹을 찾기 위해 도서관 500번 ‘건강’ 카테고리에서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학교 도서관 보다 큰 시에서 운영하는 달마중 도서관을 함께 가기도 한다. 그렇게 청소년답게 그들 스스로 해결해보려 노력한다. 어렸을 때 도서관에서 책장속으로 사라진 신비한 소녀가 차미임을 밝히자 “빛줄기를 타고 눈송이가 어린 새의 깃털처럼 떠다니다 천천히 낙하해 속눈썹에 내려앉았다” 더이상 속눈썹이 “사라지는 것은 두렵지 않고 조금은 슬프지만 견딜 만하다고 생각했다.”(p.41)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땐 존재자체를 못느끼지만 속눈썹처럼 없어지면 안될 소중한 우정을 쌓기 시작한다.

나는 이 소설이 전체적으로 속눈썹처럼 우아했다. 그리고 간섭많은 부모님들이나 틀에 박힌 선생님들이 책방을 운영하는 이모를 닮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란이에게 이모가 계속해서 “미스터리한 인물이었”(p.88)으면 좋겠다. “할머니 말에 의하면 이모는 나사 몇 개가 빠진 인간이었다.”(p.89)지만, 이렇게 나사가 빠져 있어야 청소년들과 말이 통하는 어른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친구가 될 수 없는 엄마라지만, 그래도 나는 슬이의 나사빠진 어른이 되길 희망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오란의 말소리가 들린다. “신간 집착 대마왕이야, 뭐야.”(p.21)부터 시작해서 “수수부꾸미야, 뭐야. 책방 이름이 수수해도 너무 수수해.”(p.86), “녹주, 너 꽈배기야, 뭐야. 왜 그렇게 꼬였어?”(p.172) 등등 수 많이 나오는 오란이의 직유가 인상적이다. 그녀가 언젠가는 멋들어진 은유를 자유자재로 써먹기를 그리고 그 유머와 상징을 상대방이 알아채고 러블리한 그녀를 알아보기를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싹한 내 친구 - 신나라 그림책
신나라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로윈은 망자들의 날이라는 유럽의 축제 이야기 위에 다양한 귀신들(?),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날이다. 이 그림책에도 등장하는 고스트, 펌킨맨 잭- 오-랜턴, 빅토리아 시대부터 활약해온 드라큘라 백작, 다리가 두 개 더 있어 왕따 당하는 건가싶은 거미(난 갠적으로 거미가 넘 짠하다), 본스 본스 쿵짝 리듬이 먼저 떠오르는 해골같은 고전 캐릭터들에다 영화의 악역, 조커나 프나펑 같은 게임 캐릭터에 나오는, 취저에 맞는 캐릭터들을 픽하는 재미를 준다. 좋아하는 할로윈 캐릭터의 모양 쿠키, 따라입는 코스튬, 할로윈 인테리어 꾸미기에 1년치 먹을 사탕을 받는 trick or treat 행사까지! 할로윈을 향한 한 달 준비기간동안 커지는 기대감만큼 아이들에겐 생일보다도 더 흥미로운 행사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금, 할로윈 데이가 다가오는 10월이다. 나는 이 날을 겨냥하여 쏟아지는 과자회사들의 진화하는 마케팅을 보며 감탄을 금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다. 아니면 영어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손 큰 엄마들의 자본주의적 아이디어가 추가될수록 아이들만이 꿈꿀 수 있는 상상의 나라가 축소된 느낌이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 축소된 할로윈의 느낌을 <오싹한 내 친구>가 잘 메워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명 오싹해야하는데 참 따뜻하다. (오싹한 모먼트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춤출 짝이 없다고 끼워주는 드라큘라 친구, 먹을 간식이 없다고 나눠주는 친구들, 신발이 없어 당황하는 지우에게 예비신발을 빌려주는 프랑켄슈타인 친구 등등, 이 오싹한 내 친구 한 명의 등장으로 다정한 친구들이 대거 생겨난다. 전학을 와서 낯선 친구들 앞에서 서먹했을까? 담요를 덮고 자야하는 낮잠시간에 지우는 눈물이라도 비쳤을까? 그래서 담요친구가 나서준걸까? 지우는 끝까지 담요친구가 누구인지 모를듯하다. 아니, 누구인지 몰라도 될 것 같다. 7명의 친구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의 독자들만이 지우에게 친구가 생긴 이유를 안다. 요런 재미가 그림책 보는 맛이지!

할로윈을 기다리는 꼬마친구들이 보면 좋겠다. 조만간 이사를 앞둔 친구들이 보면 좋겠다. 아니면 전학을 와서 서먹한 친구를 곁에 둔 마음 따뜻한 친구들이 봤으면 정말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