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내 친구 - 신나라 그림책
신나라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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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은 망자들의 날이라는 유럽의 축제 이야기 위에 다양한 귀신들(?),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날이다. 이 그림책에도 등장하는 고스트, 펌킨맨 잭- 오-랜턴, 빅토리아 시대부터 활약해온 드라큘라 백작, 다리가 두 개 더 있어 왕따 당하는 건가싶은 거미(난 갠적으로 거미가 넘 짠하다), 본스 본스 쿵짝 리듬이 먼저 떠오르는 해골같은 고전 캐릭터들에다 영화의 악역, 조커나 프나펑 같은 게임 캐릭터에 나오는, 취저에 맞는 캐릭터들을 픽하는 재미를 준다. 좋아하는 할로윈 캐릭터의 모양 쿠키, 따라입는 코스튬, 할로윈 인테리어 꾸미기에 1년치 먹을 사탕을 받는 trick or treat 행사까지! 할로윈을 향한 한 달 준비기간동안 커지는 기대감만큼 아이들에겐 생일보다도 더 흥미로운 행사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금, 할로윈 데이가 다가오는 10월이다. 나는 이 날을 겨냥하여 쏟아지는 과자회사들의 진화하는 마케팅을 보며 감탄을 금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다. 아니면 영어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손 큰 엄마들의 자본주의적 아이디어가 추가될수록 아이들만이 꿈꿀 수 있는 상상의 나라가 축소된 느낌이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 축소된 할로윈의 느낌을 <오싹한 내 친구>가 잘 메워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명 오싹해야하는데 참 따뜻하다. (오싹한 모먼트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춤출 짝이 없다고 끼워주는 드라큘라 친구, 먹을 간식이 없다고 나눠주는 친구들, 신발이 없어 당황하는 지우에게 예비신발을 빌려주는 프랑켄슈타인 친구 등등, 이 오싹한 내 친구 한 명의 등장으로 다정한 친구들이 대거 생겨난다. 전학을 와서 낯선 친구들 앞에서 서먹했을까? 담요를 덮고 자야하는 낮잠시간에 지우는 눈물이라도 비쳤을까? 그래서 담요친구가 나서준걸까? 지우는 끝까지 담요친구가 누구인지 모를듯하다. 아니, 누구인지 몰라도 될 것 같다. 7명의 친구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의 독자들만이 지우에게 친구가 생긴 이유를 안다. 요런 재미가 그림책 보는 맛이지!

할로윈을 기다리는 꼬마친구들이 보면 좋겠다. 조만간 이사를 앞둔 친구들이 보면 좋겠다. 아니면 전학을 와서 서먹한 친구를 곁에 둔 마음 따뜻한 친구들이 봤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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