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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의 한 뼘 더 깊은 세계사 : 중동 편 - 6,000년 중동사의 흐름이 단숨에 읽히는
저스티스(윤경록)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1월
평점 :
중년의 나이를 살아오는 동안 중동지역에 대해 몇 번 호기심이 생겼던 적이 있었다. 시작은 2002년 월드컵. 3~4위전에서 맞붙었던 터키(지금은 투르키예)전 때. 잔혹한 승부의 세계, 월드컵에서 졌지만 이렇게 크게 기뻐했던 나라가 또 있었을까? 이 때, 터키가 ‘형제의 나라’라는 뉴스를 보며 터키사람들은 무슬림 아니던가, 생김새가 우리와 이렇게 다른데 형제의 나라라고? 하며 이 지역에 대해 두 번째로 크게 알고 싶던 마음이 생겼던 때다. 그리고 2004년 IS 무장세력에 의해 고 김선일씨가 참수되었던 사건이 터졌을 때. 이 지방, 특히 이슬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었다. 이후 알파고 시나 씨의 등장과 2023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다시 한번 중동지역에 대해 궁금했다. 그렇게 나의 얕고 잘았던 중동에 대한 호기심의 파동을, 드디어 잠재워줄 이 책을 오늘에서야 만났다. 구독자 15.4만, 누적 2,800만 뷰를 자랑하는 역사 유튜버 ‘저스티스’가 썼다.
‘비옥한 초승달’, 인류의 목축업과 농업이 가장 먼저 발달되어 시발점이 된 지역으로 <총, 균, 쇠>에서 소개받았던 서아시아에서 일어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시작으로 1부 ‘인류 문명의 요람, 세계사의 교차로: 중동 역사’에서는 이후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에서 많이 읽어봤을 바빌론, 아시리아와 페르시아 제국과 이슬람이 세계를 정복하며 황금기를 맞게 되면서 우리도 <알라딘>이나 알리바바 시리즈, 또는 <천일야화>로 익숙한 바그다드에 대해, 이후 몽골의 침략과 여러 술탄의 시대에서 공화국으로의 과정, 제국들에 의해 분열된 오늘날의 중동사까지 다룬다. 2부는 ‘유랑하는 민족, 세계를 바꾸다: 유대인 역사’, 유대인사이다. 1부보다 분량은 훨씬 적지만 오늘날 중동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한 축인 유대인만을 다룬 역사로 관심을 끈다.
개인적으로는 서구 열강들이 제국주의 시대가 저물 때 쯤, 아프리카의 국경선을 자로 댄 듯이 나눠 서로의 화합을 이끌지 못해 개발이 낙후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던 적이 있었다. 우리 역시 미국과 소련에 의해 3.8선으로 당한 적이 있는 경험이라 그런지 공감가는 이야기였다. 중동 역시, 오스만 투르크라는 큰 하나의 나라로서 존재하다가 제1차 세계대전 패배 후 1922년, 술탄제가 폐지되면서 623년간의 역사를 마치고 이후 서구열강의 ‘디바이드 앤 룰(분할해 통치하라)’이라는 오래된 통치 전략의 일환으로 국경선이 인종, 종교, 문화적 다름에 상관없이 잘려 이렇게 죽도록 싸우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내용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지만 이런 부분은 오늘날의 정치사, 경제사적인 흐름을 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에 인문배경지식을 쌓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또 미,중 갈등 사이에 새우처럼 낀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의 다변화 모색을 위해 다른 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는 필수이지만 반대세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숙청하는 독재자들 –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과 같은 한 나라의 통치자가 우리나라와 우호관계를 가지려는 것은 좋은 점일까, 나쁜 점일까, 가끔 생각해보곤 한다. 교과서를 통해서는 알 수 없는 살아있는 지식이 담긴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스라엘-하마스와의 전쟁이나 중동 지역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