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고양이 세트 - 전2권
김경 지음 / 애니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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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따뜻하고, 평범한 고양이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는 많이 각색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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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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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 남성향 라이트노벨인 줄 알았다면 애초에 안 읽었을 텐데. 원래 책에 대한 자세한 사전 지식 없이 독서를 시작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알게됐을 때 유일하게 접한 정보가 하필 이 책이 '서점대상 수상작'이라는 거였다. 일본의 '서점대상 수상작'들을 평소 신뢰했다. 서점직원이 추천할만큼 대중적이고 인상적인 베스트 셀러인 거겠지 싶은 기대도 있고, 실제로 지금까지 읽어 본 '서점대상 수상작' 작품들이 내 취향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작품성'이 아니란 걸 깜박하고 있었다. '서점대상 수상작' 타이틀만 믿고 무심코 읽었다가 '정말 취향과 동떨어진' 이 책과 단단히 부딪쳤으니 말이다. 일본에서 많이 읽혔으니 영화화에 애니화, 라이트 노벨치고 드문 일반판 출간까지 이루어진 것일텐데, 그렇다면 난 꽤나 일본 정서와 동떨어진 사람인가보다.


 우선 캐릭터가 생생하지 않아 아마추어가 쓴 글이라는 티가 확 난다. 주인공의 첫사랑인 '사쿠라'는 남성향 작품에서 종종 등장하는 시한부 미소녀 고등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면적인 인물이다. '???군'은 (후에 시가 하루키라는 이름을 밝히는데 작가는 왜 책의 결말까지 굳이 이 화자의 이름을 숨겼을까. 도통 모르겠다.) 그 미소녀와 한참 동떨어진 일종의 아웃사이더 클래스메이트다. 책은 아웃사이더가 미소녀의 췌장 병을 (병명은 또 왜 안알려줘. 몰입이 안 된다.) 알게 되면서 둘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미소녀가 병이 아닌 묻지마 살인으로 뜻밖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진부한 슬픔을 유도한다. 미소녀의 친구 쿄코와 하루키는 덕분에 친구가 되어, 인간에게 관심 없던 아웃사이더에게 진정한 친구가 생긴다는 결말이다. 


 이 유치하고 진부한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작가가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해 고의적으로 지은 책의 제목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무슨 뜻인지 설명하는 부분이다. 내가 아픈 부분을 다른 동물에게서 얻어 먹고 보양하면 아프지 않게 된다는 미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둘이 만든 사랑의 은어인 셈. 하지만 나는 하루키와 사쿠라가 동시에 마지막 고백을 하는 장면 역시, 일상생활에서 절대 쓰지 않을 것 같은 말을 전한단 점에서 너무 어설프단 생각부터 들었기에 도통 설득되질 않았다. 그저 튀고 싶었던 신인 작가의 관종력이자 객기일 뿐. 


 하루키가 감정을 나열하는 나레이션들, 사쿠라가 '너무한 클래스메이트', '사이 좋은 클래스메이트'라고 부르는 호칭, '안 알랴줌'이라는 번역, '세상 제일 관심 없는 척', '건조한 척', '미소녀가 관심갖지만 난 아웃사이더니까 모른 척' 식으로 구는 주인공의 컨셉, 주인공이 호텔과 포옹 등에 과도히 부과하는 해석들이 내겐 오글거리고 부담스럽다. 하루키가 사쿠라의 공병문고를 읽고 나서 굳이 어머니의 허락을 맡아 으아아아아아 우는 장면에서는 실소가 터지기까지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남성향 라이트노벨인 줄 알았으면 안 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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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지음, 황금진 옮김, 정희진 해제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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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가뭄>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책 상의 소제목에서 따온 위 문장과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남편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바라는 사회의 성역할과 고정관념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는 불합리, 비효율적인 현상들을 낳았고 여자남자 간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종국에 여성의 사회진출, 남성의 육아휴직에 제약을 걸어왔다. 고위직 여성, CEO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여성들이 일할 동안 집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해결해주는 '아내'가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였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전업주부의 가사 노동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평가받게 할 수 있을까, 저평가되는 여성들의 노동을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할까 이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애너벨 크랩은 내게 새로운 관점을 부여했다. 우리는 여태 남자를 어떻게 회사에서 주방으로 이끌어 낼지 그 방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고민해보지 않았으며, 남자에게 가사 노동을 권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목도하게끔 해서 말이다. 물론, 나는 후자에 대해서는 열심히 실천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미디어와 기성세대의 성역할 가치관이 퍼뜨리는 방대한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애너벨 크랩은 다양한 사회국가적 지표와 통계자료들, 정치인부터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업군에 위치한 워킹맘, 미스터 맘들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아내가뭄' 현상을 마주하게 하고 자신의 의견을 펼친다. 남성의 승진에는 '가정'이 좋은 요건으로 작용하지만 여성은 아니라는 점, 과거 여성 공무원이 결혼과 동시에 퇴직해야 했다는 점, 노르웨이의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 수입이 높은 여성일수록 집안일도 많이 하는 기현상 등 흥미롭고 속 터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종국에 얻은 결론은 하루 빨리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교육, 미디어 교육,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 해결 및 남성의 육아휴직을 막는 유리계단 해결이 중요한 이유이다.


‘아내‘는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다. 아내가 남자든 여자든 중요한 것은 아내는 끝내주게 좋은 직업적 자산이라는 점이다.

평균 오스트레일리아 가정에서 여성은 전업주부가 아닌데도 전업주부처럼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전업주부와 결혼하지 않았을 때도 전업주부와 결혼한 것처럼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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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해서 행복한, 보테로
이동섭 지음 / 미진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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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로에게 있어 보테로 그림 속 사람들의 볼륨이란 조형성과 관능성을 부피감으로 표현하는 그만의 방식이라고 한다. 뒤에 수록된 저자와 보테로와의 인터뷰가 보테로를 직접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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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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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전에 읽었던 마스다 미리의 <너의 곁에서>는 살짝 실망했지만, <오늘의 인생>은 내가 좋아하는 마스다 미리 만화의 딱 그 느낌이다. 단순하지만 허를 찌르고 담백해서 외로워지면서도 포근하고 심심한.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캐릭터를 내세워 가상의 이야기를 풀어내거나,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공감을 유발하곤 하는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작가가 여성이자 중년, 홀로의 삶을 살면서 일상 속에서 겪는 경험과 생각들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두고두고 보는 독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신작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작가가 지하철에서 어떤 이의 처음 책 읽는 순간을 목도했을 때와, 빅히어로 '베어맥스' 인형을 보고 문득 든 생각을 '난간'에 비유했을 때.

바보로 여겨지기 싫어서 무언가를 습득한다면,
인간은 습득하지 못한 사람을 깔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 공항의 청년처럼.

그 노래 가사 중에 ‘모두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도 괜찮아‘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때 그 가사가 나를 조금 기운 내게 해주었습니다.
내 개성의 연약함도 개성의 하나일지도 모른다고.
영화나 음악이나 공연이나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 ‘난간‘을 만드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태어난 아기가
그 작은 입에서 토해내는 숨도,
오늘 죽은 사람이
토해내지 못하는 숨도,
전부 다 의미를 지닌다.
있어도 없어도 똑같다는 말을,
세계는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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