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지음, 황금진 옮김, 정희진 해제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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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가뭄>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책 상의 소제목에서 따온 위 문장과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남편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바라는 사회의 성역할과 고정관념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는 불합리, 비효율적인 현상들을 낳았고 여자남자 간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종국에 여성의 사회진출, 남성의 육아휴직에 제약을 걸어왔다. 고위직 여성, CEO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여성들이 일할 동안 집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해결해주는 '아내'가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였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전업주부의 가사 노동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평가받게 할 수 있을까, 저평가되는 여성들의 노동을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할까 이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애너벨 크랩은 내게 새로운 관점을 부여했다. 우리는 여태 남자를 어떻게 회사에서 주방으로 이끌어 낼지 그 방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고민해보지 않았으며, 남자에게 가사 노동을 권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목도하게끔 해서 말이다. 물론, 나는 후자에 대해서는 열심히 실천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미디어와 기성세대의 성역할 가치관이 퍼뜨리는 방대한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애너벨 크랩은 다양한 사회국가적 지표와 통계자료들, 정치인부터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업군에 위치한 워킹맘, 미스터 맘들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아내가뭄' 현상을 마주하게 하고 자신의 의견을 펼친다. 남성의 승진에는 '가정'이 좋은 요건으로 작용하지만 여성은 아니라는 점, 과거 여성 공무원이 결혼과 동시에 퇴직해야 했다는 점, 노르웨이의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 수입이 높은 여성일수록 집안일도 많이 하는 기현상 등 흥미롭고 속 터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종국에 얻은 결론은 하루 빨리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교육, 미디어 교육,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 해결 및 남성의 육아휴직을 막는 유리계단 해결이 중요한 이유이다.


‘아내‘는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다. 아내가 남자든 여자든 중요한 것은 아내는 끝내주게 좋은 직업적 자산이라는 점이다.

평균 오스트레일리아 가정에서 여성은 전업주부가 아닌데도 전업주부처럼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전업주부와 결혼하지 않았을 때도 전업주부와 결혼한 것처럼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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