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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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전에 읽었던 마스다 미리의 <너의 곁에서>는 살짝 실망했지만, <오늘의 인생>은 내가 좋아하는 마스다 미리 만화의 딱 그 느낌이다. 단순하지만 허를 찌르고 담백해서 외로워지면서도 포근하고 심심한.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캐릭터를 내세워 가상의 이야기를 풀어내거나,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공감을 유발하곤 하는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작가가 여성이자 중년, 홀로의 삶을 살면서 일상 속에서 겪는 경험과 생각들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두고두고 보는 독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신작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작가가 지하철에서 어떤 이의 처음 책 읽는 순간을 목도했을 때와, 빅히어로 '베어맥스' 인형을 보고 문득 든 생각을 '난간'에 비유했을 때.

바보로 여겨지기 싫어서 무언가를 습득한다면,
인간은 습득하지 못한 사람을 깔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 공항의 청년처럼.

그 노래 가사 중에 ‘모두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도 괜찮아‘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때 그 가사가 나를 조금 기운 내게 해주었습니다.
내 개성의 연약함도 개성의 하나일지도 모른다고.
영화나 음악이나 공연이나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 ‘난간‘을 만드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태어난 아기가
그 작은 입에서 토해내는 숨도,
오늘 죽은 사람이
토해내지 못하는 숨도,
전부 다 의미를 지닌다.
있어도 없어도 똑같다는 말을,
세계는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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