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한해 동안 읽을 책의 주제를 세가지로 정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리더십-조직문화]였습니다. 일터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알아서 해도 욕먹고, 안해도 욕먹으니.... 안하고 욕먹겠다.’
실무경험이 없는 최고경영자의 마이크로매니징은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프로세스’에 집중되고 결국 결과는 엉망이 됩니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다 보니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업’보다는 R&R을 따져 추후에 생길 ‘결과’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습니다.
성과를 높이는 협력문화를 만드려면 심리적 안정과 신뢰, 즉 리더의 투명성과 솔직함을 통해 구성원이 솔직한 의견을 말하고, 물질적 정신적 지원에 대한 믿음이 생기도록 해야 합니다. 리더가 모든 것을 마이크로매니징 하기보다는 “이 부분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고, 이 부분은 내가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조직 안에서 ‘알아서 하는 일’이 ‘긁어 부스럼’이 되고, ‘시키는 일’은 ‘헛힘-삽질’을 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해 집니다.
‘삽질도 많이 하면 체력이라도 좋아진다’라며 위로를 해보지만 이미 근무의욕은 땅에 떨어집니다.
실무자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진행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나아가서는 ‘고객만족’이라는 가치도 희미해집니다.
고객가치는 최고경영자의 왔다갔다하는 지침으로 묻혀져 버립니다.
근무평가에 대한 불신이 늘어나고, ‘소속감’과 성장의 기본인 ‘안정감’에 대한 인식마저 희미해져버리고 맙니다.
하급직원들의 불만을 덮어두고 의욕적으로 일을 몰아붙이던 리더도 결국 ‘실패’에 대한 억울한 책임전가를 겪게 되고, 어느 순간 “OP(Out Placement) 대상자의 언저리에 머무르게 됩니다.
OP, 기대하는 성과가 현저하게 낮은 상황이 반복되거나, 회사의 인재상, 또는 조직문화와 맞지 않아 조직이나 회사라는 버스에서 내려야 하는 대상자.
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언젠가는 ‘턴어라운드’할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시키는 일만 하며 숨고르기를 하자는 핑계로 지낸 시간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안정감’도 희미해져 불안한 마음이 불쑥 찾아 옵니다.
이 책은 이런 저에게 가장 고무적인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자인 마르케 함장이 갑자기 변경되어 발령된 원자력 잠수함 ‘산타페’의 첫 느낌은 바로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조직의 모습입니다.
저는 마르케 함장에게 “위에서 시키는 것은 뭐든지 다 합니다.”라고 말하던 승조원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마르케 함장과 같은 위치가 아니기에 조금은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탁월한 성과를 내오던 능력있는 마르케즈 함장이 그동안 자신이 행하던 리더십 스타일, ‘리더-팔로워‘식 리더십을 깨뜨리고, 산타페함의 승조원들을 ’리더-리더‘의 리더십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매순간 고민합니다.
자신의 예전 리더십 방식을 억누르며 승조원들이 변화하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매 상황에 빠져들어 ’나였다면?‘이라는 질문을 하게 합니다.
분명 보수적이고 변화를 지양하는 군이라는 조직에서 마르케 함장은 커리어, 지위, 돈... 군 생활을 통해 누리던 모든 것을 걸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대로도 죽을 수 없고, 이대로 살수도 없는 상황‘에 대한 하소연도 없습니다. 감정적인 생각에 치우칠 여유도 없이 6개월 이내에 오합지졸 산타페함을 최정예 잠수함으로 변화시켜야 했습니다.
나에게는 장기적 사고를 감당할 지구력이 있는가?
(산타페함을 변화시키는 과정 중 각 장별로 체크리스트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없습니다. 우리 조직의 리더도, 그리고 저도...
2년 임시직원(?)인 리더는 2년 후를 내다보기 위해 단기성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쉽지만 현재로서는 팔로워 입장에서 리더에게 바라는 것만 찾아내는, 자신을 반성하기보다는 남을 비판하는 관점에서만 이 책을 읽었습니다.
조금 더 긍정적인 관점으로 재독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