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고, 남들 눈에 간지도 눈에 띄지 않는 이들에게는 사소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 대신 내어줄 것이 없다. 결국은 육체적인 고통과 자기 정체성에 대한 부정과 파닥파닥 숨 쉬는 목숨까지도 내 걸어야 한다. < 내 심장을 쏴라>의 두 청년 주인공 승민과 수명이는 젊은 청춘이라는 것 말고는 가진 것이 없다. 수명이는 스스로 세상에 담을 쌓아 자기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살고, 승민이는 세상과 관계에서 내쳐져 정신병동에 갇혔다. 둘이 정신병동 밖에서 어떤 몰골과 어떤 태도로 살았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또 정신병동 안에서 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줄 아는 지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어떤 우여곡절로 들어왔든지 정신병동 안에 들어서면 개성과 요구는 말끔히 지워진 채 규율과 규칙과 ’짜여진 생각하기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슬픈 일은 무엇으로 강제를 하든지, 얼마나 엄청난 폭력과 비정한 모멸 속에 놓인다 해도 심장 에 깃든 욕망과 인간으로서의 자기를 지키려는 요구는 잠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간 뇌기능과 지각능력이 얼마간 문제를 안고 있는 의학적인 환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승민과 수명의 경우에는 며칠씩 약물로 자유롭게 일렁이는 뇌수를 잠재우려 해도 집요하게 심장이 그들을 붙들고 늘어져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기 요구를 집요하게 송출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심장을 쏴서 쓰러뜨리지 않는 한, 스러들지 않는 삶과 자유의지에 대한 곰질긴 요구가 두 청년을 쌍방향의 극단으로 몰고 간다. 좌절과 희망, 그리움과 냉소로. .. <내 심장을 쏴라>는 어쩌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마주하는 내 내면의 요구를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좋은 소설이다. 투명하게 보여지고 따뜻하게 만져지는 사람들 안에 깃든 나를 발견하여 그 인물들을 통해 나를 투영하게 하는 작품이다. 광고를 보고 어의없게 오해했다.( ’세계문학상’을 세계적인 문학상으로.) 20대 초반, 비로소 자신의 뜻대로 삶에 발 내딛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청춘. 수명과 승민과 그의 이웃들이 펼쳐 보여주는 나는 불안해서 더욱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 장면 장면이 짙고 강렬하다. 무엇보다 재 미 있 다.